우리 몸이 세계라면 -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식을 만드는 데에는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명제로부터 시작하는,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 이은, 보건학자 김승섭 작가님의 두번 째 책.


#김승섭 #우리몸이세계라면 #우리_몸이_세계라면 #동아시아

"자신이 보고 배운 매뉴얼과 교과서의 내용에 충실하게 행동했을 뿐이지요. 문제는 매뉴얼과 교과서 역시 누군가의 관점에서 생산된 과거의 지식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지식의 생산 과정에는 과거의 편견과 권력 관계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몸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로 여겨지는 상식에 대해 우리가 왜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_30쪽


전작이 다소 쉽게 설명된 의학과 세상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책은 데이터와 역사가 그 증거로 강화된 ‘몸과 질병과 사회에 대한 역사’에 대한 책이다.


여성과 피지배국가의 민족과 장애인과 같이 권력으로부터 외면당한 몸,

담배회사와 같은 거대 자본력이 가져오는 과학의 편파적 방향,

소득수준이 가져오는 학습능력의 불평등 등...

(우리가 말하는 그 얕은) 상식과 경험이 어떻게 축적되고 학습되는지 그 맥락을 말하는 것으로 당연함을 경계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의심’의 이 책을 인상깊게 읽었다.

숫자로 일반상식에 반박하는 거, 깜짝 놀랄 정도로 아주 후욱 깊게 들어온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대뇌 회백질의 크기가 더 크게 나타난 것입니다.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나는 건 대뇌 회백질만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고용불안, 왕따, 성희롱과 같은 사회적 폭력에 노출될 때 증가하는데, 해마의 세포를 변형시킵니다. 가난으로 인한 경제적인 궁핍은 물론, 집과 학교에서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이 해마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입니다." _136쪽


가난 혹은, 세상의 차별이 우리 몸에 행하는 무참함에 몸서리가 처질정도.


담배회사의 악행(?)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었지만, 통계라는 숫자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왜곡될 수 있는지... 새삼 무섭단 생각이 들었다.


제도와 차별이 우리 몸(세포)에 이렇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니, 우리 몸이 세계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의심하는 것- 그게 발전의 첫걸음이라고 믿거든요.

김승섭 교수님은 의심과 불편을 인지하고 그 근거를 수집하고 또 이렇게 책으로 내주시는 분이니, 얼마나 멋있게요!



#인문 #한국사회비평 #칼럼 #인문학 #교양인문학 #사회학 #사회문제일반 #사회비평 #아픔이길이되려면 #권력 #시선 #기록 #끝 #시작 #분투하고경합하며전복되는우리몸을둘러싼지식의사회사 #몸 #질병 #앎 #상식 #당위 #경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