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파 - 2018년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박해울 지음 / 허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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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시대의 향가, <찬기파랑가>의 ‘기파’가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몇 년간을 적은 소설이라고 했다.
이 책은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고, 세상의 작거나 적은 것들에 대한 관심이자 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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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미래고, 인간와 기계의 부품을 한 인간과, 인간과 똑닮은 기계가 함께 산다.
완벽한 인간 승무원이 서비스를 책임진다는 홍보로 럭셔리의 자리를 얻은 우주크루즈 오르카호, 거기에는 지구에서 유명한 의사 기파도 의료 크루로 탑승했다고.
어느 날 오르카호는 뜻밖의 사고를 만나 우주를 표류하게되고, (약간 분위기 우주판 <타이타닉(1997)>?) 지구에서는 이 우주선 아니 엄밀하게는 부서진 이 우주선에서도 구명의료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의사 기파에의 구조에 상금을 내건다.
우연하게도 오르카호를 만나게 된 우주집배원이 그 표류 우주선안에서 만난 것은, 오르카호에서 일하지만 눈에 띄어서는 안되는 섀도 크루들과 마지막 인간까지 지키던 그러니까 인간 이상의 기파였다.

"사람들을 도와준 일에 후회는 없습니다. 보람을 느꼈어요. 내가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비록 기파 선생님 대행일 뿐이었지만, 재가 느끼는 성취감은 진짜였습니다. 오롯이 제 것이었죠." _187쪽

기파가 실은 누구였는지, 그 찬양이 타당한 것이었는지로 부터 시작한 의문이 점점 커져간다.
인간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섀도 크루의 것은 다른것인지,
인간 기파와 기파 대행 중 어느쪽이 추대받아야하는지,
지구에선 애시당초 이 일련의 일을 알고 가까 기파를 없애고 싶어했을 뿐인지...

책은 그렇게 미래에도 여전할지 모르는 차별에 닿아있었다.
이상하게 씁쓸한 맛, 신나게 잘 읽히다가 맞닥뜨리는 SF가 아닌 것을 읽은 느낌.

드라마 <변혁의 사랑(2018)>에선 여주가 회사 청소일을 했었고, 보이지 않게(혹은 보이지만 보여지지 않은채) 일하는 사람들의 ‘보여질’ 권리를 위해 싸웠다.

세상의 어두운 곳에 시선을 내어주는 작가의 따뜻함과는 별개로,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는 세상의 차별이 미래에도 정말로 계속 있을 거라서 세상 싫어졌다.

밝은 미래만 얘기(그러니까 꿈같은 소리)하는 게 소설가의 일이 아님을 새삼 생각한다.
아무도 불편함을 말하지 않으면, 그 이상한불편은 계속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속도감있게 재미있게 읽히고는 생각을 길게 남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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