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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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의 태도로 일을 하고, 일을 일으키지 않는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며, 아무런 맛이 없는 것으로써 맛을 삼는다. 큰 것은 작은 것으로부터 나오고, 많은 것은 적은 것으로부터 나온다. 덕으로써 원한을 갚는다. 어려운 일을 해결하려면 쉬울 때 해야 하고, 큰일은 미세한 곳부터 해야 한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쉬울 때 처리하고 천하의 대사는 반드시 미세한 곳부터 시작한다. 성인은 결코 커다란 공을 탐하지 않으므로 능히 큰일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쉽게 약속을 한 일을 반드시 실현하기 어려워지며, 쉽다고 여기는 일은 반드시 어려운 경우를 당하게 된다. 그러한 까닭에 성인은 일을 쉽게 여기지 않으며, 그러므로 끝내 곤란을 겪지 않게 된다." _209쪽(63장)



#노자 #도덕경 #현대지성​​



그러니까 무위無爲의 일 년의 시간을 뜬 눈으로 지나온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다.

나랑 비슷한 시기에 다른 곳에서 일년의 생활을 쉰(pause)한 선배가 있다.

2018년 연말도 약간 전에 만날 인연이 있어, 조개구이에 소주잔을 들고서 이 얘기 저 얘기 서로의 온갖 신변잡기들을 늘어놓다가 어쩌다가 책에까지 이르렀는데...

나는 여행을 몇 달을 다녀오고도 2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고 했고, 선배는 소위 '고전이라 불리우는 고전'(을 중심으로만) 읽고  또 읽고 했다고 했다.

(나는 한국어 출판의 성지 대한민국에 살고 있고, 그 선배는 오지 of OZ인 호주에 살고 있으니... 이 차이는 환경적 요인일 수도 있겠다.)


선배의 추천 책

어쨌거나, 책 얘기와 또 책 얘기 끝은 반드시 해도 안해도 그만인 이 책은 꼭 읽으라 따위의 (되도않는) 추천으로 끝나기 마련이어서. (어이그 의미없다ㅋ)

그것이 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Walden』이었고, 선배는 『도덕경』이었다.

꼭 지들같은 책들을 추천해주고 난리ㅋ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새로운 해설로 책이 나와, (드디어) 책을 읽다.

사실은 그 만남과 책 추천이 벌써 몇 개월인가의 일이니, 거의 잊혀질 뻔 했다는게 그냥 하는 소리만은 아니다.

그러다 좋은 인연이 닿아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소준섭 박사의 새로운 해석과 해설로 신간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는 서평단에 지원, 책에 마침내는 손이 닿기 되었다!

(보고있나, 선배여!)


철학자 노자 x 소준섭 박사, 그 괜찮은 콜라보와 꾸밈.

上권 도경道經과, 下권 덕경德經의 총 81편으로 구성된 노자의 책을, (1) 원문-한자과 독음 (2) 원문해석 (2) 한자풀이 (3) 깊이보기 로 구성하여 갖췄다.한자와 풀이를 번갈아 쓰다보니 때때로 원문해석에서 쓰인 어휘와 깊이보기의 어휘가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기도 하다.

(이를테면 3장에서 원문해석에서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쓰고, 깊이보기에서는 '현인賢人'이라고 말하는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석은 명확한 편이며 깊이보기로 해석에 해석(예시, 당시의 시대 상황, 다른 해석 소개 등)을 더함으로써 보다 쉬운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개인적으로는, 원문해석과 한자풀이를 보며 마음속으로 나만의 해석을 하는 것도 즐거웠다.

옛말에 틀린말 하나 없다는 소리같이, 사람들의 말이라는 것은 내가 필요한대로 들리기 마련이며 결국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아니겠나!

생활의 잠시멈춤(pause)을 즐기고 있는 나라서, 세상의 풍파를 한 발자국 뒤에서 보며 물처럼 흐르듯 지내오립고 많은 것을 욕심내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글들을 읽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읽히고 있다는 것이 좋았다.


노자는 셀럽seleb은 되고 싶어하지 않았겠지만, 더 많은 내 친구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노자의 『도덕경』은 『주역』 그리고 『논어』와 함께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사상 및 철학 체계에 가장 심대한 영향을 끼친 책 중 한 권으로 평가되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유교사상으로 논어가 그리고 사주팔자로 주역이 잘 알려져 있는데 반해 노자사상과 도덕경은 상대적으로 그 지위(?)가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읽혀지기를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바랐다.

81편의 글들을 읽는 것으로, 도道와 무위無爲, 겸양, 무사無私... 그리고 자연(특히 물水)에 대한 노자의 많은 생각들을 듣는다.

때로는 공감하기도 하고 궁금해하기도 한다- 흘러가는 대로 두고 그것을 따르는 것, 순리順理라는 것...그렇게 이 세상에 없은지도 오래된 사람과 소통한다!

도덕시간에 강요받은 읽기와는 전혀 다른 색으로 다가오는 지금 읽는 이 책.

아 정말 이래서 고전은 고전이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고전고전하는구나, 한다.​

의외로(!) 그러니까 너무 좋았다-, 그러니까 조금은 나에게 수다스러워질 수 있는 책이었달까.


더 많은 내 친구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추천했을 때, '꼭 지같은 책을 추천해주고 난리ㅋ'라는 소리를 들으면 기쁘겠다.



"돋움발로 서 있는 자는 오래 서 있을 수 없고, 황새걸음으로 걷는 자는 오래 걸을 수 없다.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는 오히려 드러낼 수 없고,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자는 도리어 찬양받지 못한다. 자기의 공적을 자랑하고자 하는 자는 도리어 공적이 사라지고,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자는 오히려 존중받지 못한다." _91쪽(2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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