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왔구나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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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회사 선배의 말이 이제 마도카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걸까. 하지만 무엇보다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마도카는 아픈 엄마 앞에서 자기 걱정만 하는 몹쓸 불효자가 됐다는 생각에 또 한번 자신을 책망했다." _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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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죽기까지의 과정을 함께한다는 것, '가족'.


가족이 된다는 것- 탄생과 죽음, 그 사이의 즐거움도 기쁨도 함께 한다는 것.


최근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너무 일렀다.


환갑을 막 지난 그 분은, 췌장암이었고 마지막에는 (마약류의 진통제에 의존해도 고통을 호소하실만큼이나) 고통스러워하셨다고 했다.


확진은 너무 늦었고, 죽음은 너무 일렀다.




조카가 태어났다.


친동생이 아들을 낳았다, 너무 예쁘다.


길어지는 진통 속에 모든 가족들의 손에 손을 쥔 기도를 듣고, 작고 예쁜 생명체가 똘똘하고 동그랗고 하얗게 태어났다.


앞으로 그 아이는 몸을 뒤집고 목을 가누고 걷고 뛰고 말을 하고 학교를 가고 친구를 만나고 고민을 하고 사랑을 하고 이별도 하고 결혼도 하고 또 아이도 낳고 하겠지.


그 동안 그 부모는 그리고 그 부모의 형제 자매도 나이가 들고 때론 아프고 약해지고 힘을 잃고 병에 걸리기도 할테고 죽게 되겠지, 아 그전에 치매를 겪을지도 모르고.




치매를 겪게 되는, 가족을 둔다는 것.


어쩌면 그 어떤 병보다도 힘들거나 어렵거나 할지도 모른다, 다른 가족들이 더 고통받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가슴 쥐고 읽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사실은 '가족 중 누군가의 치매'를 겪은 적이 실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 가족을 돌봄의 어려움은, 그리고 가끔의 즐거움이랄 것은, 그리고 그 본인과 가족의 앞뒤의이야기들은...


언젠가는 볼지도 겪을지도 모를일이다, 가족이든 당사자든.




자식들이 없어 서로를 의지하고 사는 할머니 자매(이모할머니)들에 음식을 자전거로 전달하고 그러면서 이모할머니들의 두서없고 안통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대화를 듣는다거나, 치매있는 어머니를 실은 허투로 모셔온 것만 같은 큰형과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모시고 싶지 않은 형제들이 있다거나, 자꾸만 깜빡하시는 시아버지의 치매기운을 부정하려고만 드는 남편의 행동에 더 불안해진다거나, 만날 때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장모님의 치매에 사위는 도리어 다음 호칭을 기대한다고 말한다거나...


그들만의 사정들은 각기 다르고 깊어서 어떤 단편에서는 정말로 가슴이 답답하고, 또 어떤 단편에선 조금은 안심하게 되다가고, 잠깐 웃었다가는 결국은 눈물을 닦게하는 이야기를 마주치고야 만다.




치매를 둘러싼 이야기들, 결국 고령화사회로 치닫는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에 자주 들을 수 있을 법한 내 친구/ 지인/ 직장동료의 이야기지 않을까.






"뒤죽박죽 불가사의하게 이어지는 이모들의 대화. 서로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대화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어떤 기적처럼, 누구도 맞설 수 없는 선문답처럼 느껴졌다. 이모들의 발상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듣다보면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두 사람의 앞날을 생각하면 불안은 점점 커져간다." _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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