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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님
히라이데 다카시 지음, 양윤옥 옮김 / 박하 / 201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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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이제 우리 집 고양이 아니야?/ 잠든 모습을 살짝 들여다보며 흐뭇한 듯 말하곤 했다. 잘 먹고 잘 자고, 이토록 융통무애融通無礙로 드나들고보니 이웃과의 경계의 의미도 점점 미심쩍어지게 마련이다. '왔다, 돌아갔다'라고 했던 말투도 어느새 '돌아왔다, 가버렸다'라는 말로 바뀌었다.(...) 아내는 우리 고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층 더 자신에게 보내준, 아주 먼 곳에서의 선물이라고 믿는 기색이었다." _85쪽
"새벽까지 마셨다. 집에 늦게 들어가면 그만큼 오지 않는 자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와줬으면 하는 자가 오지 않는 시간이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달아날 수 있다, 라고 몸을 뒤틀어가며 내내 버티다시피 했다." _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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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목의 별채에서 셋집살이를 하는 작가(‘나’)와 아내.
건넛집 아이가 어느날부터 고양이(‘치비’) 키우는데, 그 고양이가 우리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놀고 먹고 자고 절교했다가도 사과하고 또 놀러오고 먹고 쉬고 한다.
만져보지도 못한 귀한 남의 고양이.
시간이 흐르고 세월에 떠밀려서, 우리는 제각각 떠나고 잃고 이별하고 변하고 달라진다- 주인집과, 치비와, 이웃과, 골목과, 그 집과.
자꾸만 산문같다, 아니 일기인가, 하며 읽는다.
고양이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하루들이 이렇게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울수가.
(치비랑 이별할 때 눈물 찍어낸 사람, 나😭)
우화가 이렇게 우아할 수가 없다.
시인이 쓴 소설이라면 마땅히 이 정도는,의 가이드라인을 너무나도 격하게 높여버린거 아닌가!
*) 황동규 시인의 시, <즐거운 편지> 중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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