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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ㅣ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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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화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_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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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의 프레드릭 배크만이
돌아왔다!
이름만으로도 이미 기대감 뿜뿜.
조용하고 한적한, 그러나 한때는 부흥기가 있었던, 베어타운.
그 마을의
아이들은 곰을 가슴에 안고, 하키채를 심장으로 들고 태어난다고 한다.
"케빈은 일곱 살이었고 모든 사람들은 아이 안에 곰이 살고 있다는 것을 그때부터 알았다. 그런 부분은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_20쪽
마을의 모든 사람들, 모든 마음들이 곰같이 무겁고 우직하다- 하키를 향한.
우직한 마음들은 마을은
무겁게 옥죄고, 공기를 굳힌다.
진지한 마음들은 무거운 분위기가 되고
갑갑하고 검은 문화가 된다.
"이 스포츠가 요구하는 것은 단 한가지. 당신의 전부다." _21쪽
하키라는 스포츠는 한때 이 베어타운을 먹여살렸고, 자존감을 높였고, 이름을 알렸고, 세상에 존재하게
했다.
그리고 그것은 쇠락한 마을을 일으키는 오직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다.
삶의 원칙을
바꿀만큼이나.
젊은이들이 땀을 흘리고, 재능있는 친구들이 앞서서 마을과 세상의 명예가 되는, 그런 따뜻한 성장(?)
드라마류의 이야기.
...인줄로만 알았다.
그런줄로만 알았다.
사실은 마을이 성장하는 이야기였다.
개인의 아픔이 문화에
의해 묻혀지고 부정당하는 과정을, 한 개인과 가족이 어떻게 버티고 싸울 수 있는 것인가.
하키의 재능있는 그
젊은이(들)의 지저분한 사생활은 어떻게 묵인되었는가.
마을의 명예? 개인의
행실?
"그들은 경찰서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들에게 전부 이야기했다. 부모님의 눈빛을 보면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한 문장이 그들의 머리속에서 어떤 식으로 끊임없이 메아리칠지 알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엄마와 모든 아빠들이 인정하기
가장 두려워하는 그 문장. '우리 아이들을 우리 손으로 지키지 못했어.'" _325쪽
전세계적인 미투운동과도 어쩌면, 아니 제법 많이 맥을 같이한다.
가해자가
전도유망한 젊은이인 경우 처벌의 수위가 (매우)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문제를 정면으로
들고나온다.
조용하고 한적한 줄 알았던 지구별에서 일어나는 성폭행들 그리고 그 후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 베어타운의 그것과 뭐가 다를지.
"'성폭행'을 운운하지 않고 다들 '그 주장'이라고 한다. 아니면 '그 거짓말'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아무일도
없었다'로 시작해서 '무슨 일이 있었다 한들 자발적이었다'로 발전하고, 한술 더 떠서 '자발적이 아니었다 한들 그 아이가 자초한 일이다. 술을
마시고 그의 방에 같이 들어가다니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거냐'로 수위가 높아진다. '그 아이가 원해서 한 거였다'로 시작해 '당해도 싸다'로
마무리된다. 어떤 인간을 더 이상 인간으로 보지 말자고 서로를 설득하는 건 금방이면 된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많은 시간 동안 침묵하면
목소리를 내는 소수가 너 나 할 것 없이 악을 쓰는 듯한 인상을 풍길 수 있다." _3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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