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회화(繪畵)들은 헬레니즘으로 특징화된 우리의 예술 전통과는달리, 특정 사물을 (주관적으로) 다양하게 드러내는 원근법이 없다. 특정 각도에서 무엇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이집트 회화에서는 특별히 전형적인 무언가가 드러난다. 우리는 회화 이론적 개념 구분으로 이렇게 말해 볼 수 있다. - P57
셈적 사고는 언어와 조형예술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셈적 사고는 모습과 외양, 원근감이 아니라, 항상 ‘역동성‘(Dynamis: 뒤나미스), 즉 무엇인가를 지닌 효과를 지향한다. 아가서의 노래에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네 시선은 비둘기로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눈매가 아니라 사랑받고 있는 자나 사랑하는 자의 시선의 성격을 말한다.
상징에서 비둘기는 눈의 윤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비둘기는 사랑의 여신을 심부름하거나 수행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그림 44). 그러하기에 그 의미는 사랑하는 두 사람의 시선 내용을 다루고 있다. 손, 발, 코와 같은 신체 지절 언급에서 이스라엘 여인들은 우선 외형을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그것들의 작용, 즉 힘을 행사하는 손이라든가, 적들의 목덜미를 내리밟는 발의 모습이라든가, 아니면 분으로 헐떡거리는 콧김을 생각한다. -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