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사회 -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에이미 S. 브루크먼 지음, 석혜미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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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일종의 도덕 실험실과 같다


개인정보동의서 전문을 읽지 않고
내가 사용하는 사이트의 신뢰도 파악을 미루며
오정보를 타인에게 공유할 때를 포함하여

다양한 상황을 통해 우리를 방심의 늪에 빠지게 한다



<랜선 사회>는 20여년 간 온라인 커뮤니티의 매커니즘을 연구해 온 저자가 
인터넷 사용자의 보편적 배경 지식을 고려하여 저술한 인터넷 사용 설명서라 할 수 있다

까마득한 우주와 같은 온라인 환경에서 현명하게 유영할 준비를 단단히 시키는 책이다



저자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존망을 목격한 역사의 산증인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각 장마다 소개 되는 사례들이 참으로 생생하여 인이 박일만큼 인상적이다
(IT 강국인 한국의 얘기 역시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 검색만으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전문가 3인의 심의(논문, 전문 서적)에 대항하는
100명이 넘는 자발적인 동기를 가진 사용자들의 검토(위키피디아 같은 시민 참여 백과사전)에도
온라인 자료의 신빙성에 대해 쉽게 단언할 수 있을까?

3차원의 관점을 가진 우리는 그곳에 진실이 존재한다 해도 곧장 포착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가 아는 지식이란 인류 간 최선의 합의인 것이다

즉 지식의 형성 과정은 사회적이다
사람이 모이기 쉬운 인터넷의 특성 상 지식은 자연히 사회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정보와 지식의 차이를 판가름할 또 하나의 조건은 사이트 설계자가 추구하는 가치에 달려있다

가치있다 여겨지는 사이트에는 자연히 의식 수준이 높은 인터넷 사용자가 모이기 마련이다 
설계자가 바람직한 소신을 계속해서 표방하면 온라인 공동체가 생산하는 정보의 질이 높아진다
즉 진실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무심코 유튜브를 보다가도 '더 바람직한 온라인 플랫폼이 없을까?' 의문을 품는 작은 습관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우리가 읽고 배우고 쓰는 행위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 정의의 실현이라는 것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기 합리화와 함께 인터넷을 켰던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감수할 가치를 발견할 것이고

반면 '무언가 옳지 않다'는 죄책감을 느끼며 온라인 활동을 해왔다면 역시 깨달음을 넉넉히 챙겨갈 것이다 
이 책은 오래 된 불안을 생산적인 고민으로 바로 잡아준다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주제라 출판사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기대했던 대로 책장 하나하나 오래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서평을 작성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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