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에어포트
무라야마 사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열림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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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처음 가봤던 때는 2012년 제주도였다. 그리고 그 이후로 공항에 가본 적은 없다.

공항에 가본 경험이 한 번 밖에. 그것도 오래됐기 때문에 공항은 아직 낯선 곳이다.

2018년에 방영됐던 SBS 드라마 <여우각시별>을 통해 그나마 공항이라는 곳을 잘 알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공항은 시끌벅적한 소리가 가득했다. 적어도 2019년까지는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이 닫히기도 했는데, 2023년인 지금의 공항은 어떤 모습일까? 하며 궁금해지기도 한 요즘이다.

<해피엔드 에어포트>는 네 편의 이야기와 한 편의 에필로그로 구성된 소설이며 배경은 공항이다.

만화가인 료지는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유메코는 공항의 서점에서 근무하는 등 공항 속에서도 각각이 어떤 위치 속에 자리하고 있다.

료지처럼 여행을 목적으로, 혹은 어떤 사연이 있기 때문에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공항을 찾는 인물들이 주를 나올 줄 알았는데, 유메코처럼 공항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관광객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주기도 한다. 메구미와 마유리를 통해 해피엔드를 바라며 조마조마한 마음을 주게 되고, 마녀 사치코 또한 인상깊은 이야기가 등장하는 등 책을 읽으면서 얼굴이 다양한 표정으로 찡그리고 있었다.

표지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사계절로 비유하자면 "봄"과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봄처럼 포근하고, 따스했던 네 편의 이야기였다.

료지의 옛 연인 이야기가 등장할때는 약간 차갑기도 했지만 그 온도를 따스하게 바꿔주는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메구미와 마유리는 "이건 소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지..." 라고 혼자 생각하긴 했지만, 그런 마법같은 이야기가 실제로도 많이 일어나길 개인적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책을 앉은 자리에서 모두 읽지는 않았다. 중간에 쉴때, 한 편씩 읽으며 책을 읽었는데, 조금씩 나눠서 읽어도 책의 흐름이 끊기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다. 일본 작가의 소설은 2년 만에 읽어 보는 것같은데, 일본 작가의 소설은 자극적이지 않구나. 한 배경을 주제로도 낯설어 하는 사람에게도 그 경계를 풀어주는 소설이 나오는구나. 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던 작품이다. 공항만의 설레임의 감정을 텍스트로 느껴보고 싶은 독자께, 공항의 수많은 사람 속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은 독자께 이 소설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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