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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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몰라도 제목은 알고 있었던 <위저드 베이커리>를 드디어 읽게 됐다.

14년 전에 나온 작품이지만 필자는 이번에 소설Y의 새 작품으로 <위저드 베이커리>가 소개 되어서 오랫동안 많은 독자들의 권장도서로 자리매김한 이 작품이 궁금해서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인 한 소년은 아버지, 새어머니, 의붓여동생인 무희와 함께 살고 있다. 평소 새머어니인 배 선생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소년.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괴롭힘이 있다면, 집에서는 새어머니의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리곤 한다. 계속되는 하대로 인해 소년은 새어머니와 마주침을 피하기 위해 아침에는 빵을 먹으며 다니고, 유일한 나만의 공간인 자신의 방에서만 생활을 하던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무희를 성추행했다는 가해자로 소년이 지목이 된 것이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가해자가 되 버린 소년은 집을 뛰쳐나와 자신의 단골이었던 <위저드 베이커리>로 가게 되고, 이 곳에서 새로운 일상이 시작된다.

마법의 빵집인 <위저드 베이커리>의 이야기라는 전체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는데, 그 안에 아픔이 많은 소년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초반부에는 읽기가 조금 어려웠다. 새어머니라고도 하는 배 선생이 소년에게 하대를 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있다보니 소년이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소년에게 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같이 들게 된다.

초반부에는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소년에게 더 마음이 가게 되고, 까칠한 점장과 따스하게 맞아준 파랑새에게 정이 많이 가게 되더라..

책이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 것이 목차의 후반부를 보면 Y의 경우, N의 경우 라는 목차가 있는데,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걸까? 번외편일까? 라는 물음표를 가지며 목차에 도달하게 됐는데, 알고보니 결말이 두가지 였던 것이다.

열린 결말보다 닫힌 결말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열린 결말이 아니라는 것도 좋았지만, 결말이 두 가지이다 보니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들었다.

위저드 베이커리에 지내면서 잠시 일을 돕게된 소년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기한 마법 주문이 담겨져 있는 빵의 메뉴들도 보게 되는데...

이 빵 속에 있는 마법들은 다양하다. 실연의 빵을 잊게 해주는 마법,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을 이 빵을 통해 먹고 떨어지는 마법, 사과하고 싶은 사람과 화해하게 해주는 마법 등이 있다. 마법의 효력을 보면 꼭 한번 먹어보고 싶은 빵이지만 "선택의 결과는 내가 스스로 책임져야한다." 라는 주의사항과 함께 있는 것이다. 이런 문구를 보면 "이 빵을 왜 판매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베이커리를 찾은 손님은 그만큼 간절한 사람들이 찾아오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 책의 또다른 키워드는 바로 "선택"이다. 마법의 빵을 구입하고 싶은 손님들이 찾아와 이 빵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손님들은 들어가기 전과 지금의 선택이 같을지, 다를지에 대해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쿠키를 판매하는 가게였다면, 쿠키의 바삭한 식감이 이야기를 딱딱하게 만들어줄 것같았고, 빵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포근하게 전달될 수 있었던 것같다.

주어진 시간, 내가 한 선택에 후회를 한번 쯤은 할 수 있겠지만, 그 후회의 여운을 너무 깊게 간직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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