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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택시
이모세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1월
평점 :
이 택시엔 두 가지 규칙이 있다.
1. 예약한 단골손님만 이 택시에 탈 수 있다는 것.
2.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손님이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이 책의 에피소드는 총 13가지이며, 13곡의 추억이 담겨져 있다. 새로운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에피소드 속의 삽입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노래에 담겨져 있는 에피소드를 보면 이야기의 내용이라던가 음악의 분위기를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서 어떤 장면에서 음악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런 느낌을 책에서 받을 수 있어서 좋았고, 이입이 더 잘 됐던 것같다. 현실적으로는 개인으로 운영하는 택시지만 원칙적으로 예약된 단골손님만 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어렵다. 단골손님이 많지 않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 택시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편하게 갈 수 있는 안식처의 분위기를 가져다 준다는 것. 그것이 택시를 운영하는 기사의 목적이자 의미일 것이다. 손님의 이야기와 기사의 이야기가 합쳐지니 택시 안의 두사람은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 받는 것같다. 어린시절을 추억하기도 하고, 후회하고 다시 일어나기도 하고, 사랑을 떠올리기도 하는 이 곳에서 그들은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특히 자신의 머리를 만져주던 미용사를 만나러 서울에서 포항까지 가게 되는 에피소드에서는 휴게소에서의 두사람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치 여행을 가는 두 친구같은 티격태격(?)을 보여줌으로써 이 부분에선 피식 웃음이 나오곤 했다.. 여행이 이제 어려워진 요즘이어서인지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가족, 친구같은 가까운 사람에게 조차 말하기 힘든 자신의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어쩌면 만난지 오래되지 않았을 자신의 단골인 택시 기사님에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사님이 가져다주는 어떠한 따뜻한 힘이어서 가능한 것일 듯.. 때론 친구처럼, 때론 먼저 이 세상을 살아온 선배처럼, 때론 음악과 함께하는 라디오같은 존재처럼 말을 건네주는 기사님은 이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에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일상으로 남겨져 있을 것같다. 이 책처럼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은 아름답다. 위에서 언급했듯 책 속의 에피소드에서는 13곡이 담겨져 있다. 모두 처음 들어본 노래였지만 발라드, POP, 인디, 게임 OST, 헤비메탈 등 다양한 장르를 들어볼 수 있었고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할 곡이 생길만큼 멋진 곡들이 가득했다. 책 속에서 나왔듯이 하나의 곡에는 각 사람들마다 다른 추억으로 가득하다. 나도 언젠간 이 곡들을 통해 어떠한 추억을 만들어 나가겠지?
다양한 사람들과 음악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은 새벽시간이 된 이 시간에 읽으니 더 감성적이고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