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우 -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 이도우 산문집
이도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이 책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은 이유는 작가였다. 저자의 기존 작품이었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제목이 너무 좋았다. 내 기억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 주인공의 책방일지가 나오는데, 책방일지 속 내용 중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 라는 문구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 책이 작품의 장소인 굿나잇책방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평소 소설가의 에세이나 산문집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니다. 왜냐하면 소설만큼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기도 하고, 오히려 소설이 조금은 더 그리워지기도 하기에 찾아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번에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의 산문집이기에 이 책을 읽어봤다.

제목이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여서인지 정말 밤에 꼭 읽어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캄캄한 밤, 조용한 분위기에 들으면 더 좋은 이야기들이 모두 이 책 속안에 담겨져 있다. 평소 나는 아침보다 밤을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더욱 반가웠다. 내가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문체다. "어떻게 이런 글이 나올 수 있을까?" 라고 항상 놀라워하며 글을 본 기억이 가득했다. 이 책은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닌 저자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그 이야기 마저도 서정적인 문체로 표현을 한다는 것이 정말 멋있었다. 그리고 이런 문체가 내가 생각하기에 밤과 정말 잘 어울린다고 평소에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 작품도 주로 밤에 읽었었는데 실제로도 밤에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저자의 문체가 더 매력적이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저자의 작품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들도 이 책 안에 만나볼 수 있어 이 이야기들을 보는 동안 오랜만에 저자의 작품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저자의 이야기 뿐만이 아닌 '나뭇잎 소설'이라고 하여 작은 이야기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평소 단편소설을 좋아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크게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나뭇잎 소설'을 보는 순간 역시.. 이도우! 라는 말이 계속 나오게 된다. 길지 않은 소설인데도 이렇게 강하고 긴 여운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작가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읽어도 밤같은 편안함을 맛볼 수 있고, 비밀 이야기를 나혼자 보는 듯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어 매일 밤마다 나에겐 소중한 친구같은 존재가 되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