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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고발 - 착한 남자, 안전한 결혼, 나쁜 가부장제
사월날씨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평점 :
"결혼 고발"이라는 제목과 "혼인신고서"라고 적혀있는 표지. 왠지 결혼에 대해 사이다를 날려줄 것같은 예감이 든다. 사랑과 이별에 관한 에세이는 많이 읽어봤지만 결혼에 관한 에세이는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대가 됐다. 나는 미혼이기에 결혼에 관한 공감은 느끼지 않겠지만 어쩌면 결혼에 관한 환상이 깨질수도 있고, 결혼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같았다.
특히 여성들에게 큰 공감을 일으킬 책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저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자의 관점으로 봤을 때의 결혼에 관해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남자는 결혼전과 후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자는 결혼을 하게 되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거나 여자 대신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기 때문에 삶이 많이 바뀌게 된다. 최근 드라마를 보니 여자가 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갑자기 시비를 걸어온다. "여자가 집에서 밥을 할 것이지 왜 밖에 있어? 집에가서 남편 내조나 해!" 이런 말을 실제로도 많이 듣는 것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며 또, 고부갈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요즘 결혼이 무서워진다. 그렇게 생각할 시기에 만난 책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에 이 책을 펼쳐봤다.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은 여자가 불리하다는 것..? 같은 사람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여자는 결혼을 하게 되면 그만두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채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육아휴직제도가 있지만 육아휴직제도를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요즘은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많이 생겨나고 비판하고 있는데, 이것은 페미니즘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실로 보여진다.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해야하지만 어느순간부터 한쪽이 희생을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의 대상은 주로 여자가 되야하는지에 대해 조금은 씁쓸하다.. 남자도 그만큼 힘들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왠지 이 책을 보니, 또 내가 여자다 보니 여자의 입장에서 더욱 공감이 가게됐다.
이 책을 보니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내용들을 상기시켰다. 또 이 책에서는 고부관계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주변에는 고부갈등은 없지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 대해 불만이 많은 편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남자가 집안일을 하려고 하면 시어머니는 며느리한테 더 핀잔을 주거나 남편을 더 많이 아끼는 편인데, 우리 주변에선 집안일에 대해 손을 끄떡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다가 며느리가 없는 곳에서 며느리 욕을 한다고 한다. 친정집은 사위를 좋아해주는데, 왜 시댁에서는 며느리를 싫어할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다. 책을 읽으면서 화가 나면서 씁쓸해하며 읽었던 책인데, 솔직히 나는 결혼에 대해 생각해본적도, 이야기해본 적도 없지만 이 책을 보니 겁부터 나기 시작한다. 여자든 남자든 모두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