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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2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하면 떠오르는 것은 추리소설 작가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도 추리소설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어보았지만 추리소설과는 거리가 먼 장르의 소설이었다. 이 책은 삶과 죽음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가즈마사와 가오루코는 딸인 미즈호의 초등학교 들어간 후에 이혼을 하기로 합의한 쇼윈도 부부다. 그런데 어느 날 미즈호는 수영장에 빠져 의식불명상태가 된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전개된다. 사실 이 책은 처음부터 결말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이야기다 보니 다른 전개로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이 전개로 들어가는 것이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즈호는 뇌사의 가능성이 있기에 의사는 장기기증을 권유하고, 부부는 그 부분에 동의하며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그 때 동생인 이쿠토의 "누나"라는 한마디에 미즈호의 손이 움찔하며 움직였고, 이를 본 부부는 미즈호는 살아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이 내용을 보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고민은 책을 덮을때까지도,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딸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가오루코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남들 눈에는 미친 엄마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p.493)
사실 이 부분은 크게 공감했다. 아마 이 부분은 책을 읽은 독자들이 가오루코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오루코는 가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무리수를 두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오루코는 엄마다. 나는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이해가 안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의 입장에서는 가오루코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답은 가즈마사를 통해 찾을 수 있었다.
"세상에는 미쳐서라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어. 그리고 아이를 위해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야." (p.493)
이 내용을 읽고 "가오루코는 엄마이기 때문에 이렇게 미즈호를 지키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도 가오루코에 대해 "미친 엄마"라는 생각을 버렸다.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절대 가벼울 수 없는 소재이며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삶과 죽음만이 아닌 가족에 대한 사랑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2018년에 영화로 개봉된 원작 소설이다. 그렇기에 영화도 궁금해졌다. 기회가 되면 영화를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500페이지의 책이기에 읽기 전에 부담이 됐었는데, 가독성이 좋아서 금방 몰입하여 읽을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