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동물원 넥스트 2
데스먼드 모리스 / 한길사 / 1994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사랑하는 데스먼드 모리스에게 별 세개를 주는 것은 좀 가슴아픈 일이지만, 저정도가 이 책에 매길 수 있는 적정선이 아닌가 한다.

'제일 먼저 접한 데스먼드 모리스의 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털없는 원숭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 책을 읽고는 저자의 박식함과 파격성에 감명을 받아 모든 저서를 다 찾아서 읽으리라 결심을 했고 이것 저것 찾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특히나,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보이는 이상행동을 '도시'라는 비자연적인 우리에 갖힌 인간들의 행동과 비교하여 저술했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를 끌었다. 그러나..

막상 읽고 나니 지금까지 읽었던 '접촉'과 '맨워칭', '바디워칭'등에서 저자가 썼던 익숙한 글귀들을 되풀이해서 봤을 뿐이라는 감상이다. 어느 저서가 더 시대가 앞섰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특별히 이 책의 타이틀과 어울리는 내용도 아니고 그닥 신선한 감도 없었던 것이 유감이다. 한정된 공간에 과밀한 인구가 모임으로서 나타나는 인간 특유의 동물적 행동이 궁금했던 나로서는 저자가 가려운 데를 제대로 긁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내용 자체가 허술한 것은 아니나 조금 더 타이틀에 집중해서 써 주었다면 좋았을 걸 하는 바램이 있다.

사족이지만, 이 책에서 가장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당시의 시대상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저자가 '요즘 젊은이'라고 부르는 세대의 유행은 꽃을 달고 머리를 기르며 러브 앤 피스를 선호하는 비틀즈세대....하하~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이건 중요요소는 커녕 쓸다리없는 데 집중하는 거겠지만, 책이 불만족스러우면 딴거에서라도 즐거움을 찾아야지 어쩌겠는가. (60년대 후반의 책이니 최근엔 저자의 견해에 대한 동물행동학계의 시선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고싶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