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사회 -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가 생겨나고 집단을 이루게 된 구성원들 간의 규칙과 그것을 어겼을 때 내려지는 벌과 배상이 생겨난 것이 얼마나 되었을까? ‘만일 귀족 남자가 다른 귀족 남자의 눈을 멀게 하게 한다면 그의 눈도 멀게 만들어라’(p.103)는 구체적인 법전이 생긴 이래로도 범죄와 처벌은 꾸준히 반복되고 이제는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처리가 복잡하고 때로는 난감해졌다. 그에 따라 법 조항이나 선고도 각종 기준에 요리조리 맞추어 부당한 처우를 받는 사람이 없도록 많은 것을 참작하는 것 같다. 그렇게 어찌되었건 굴러가고 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데 사회의 변화가 빠르다보니 현 시대에 법이 못 쫓아오는 것이 분명한데 대체 법안을 만드는 자들은 대관절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 파렴치한 범죄자들의 처벌이 그리도 힘든건지, 300년을 땅땅 매겨버리는 미국을 보며 과연 부러움을 느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어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책은 크게 과학수사, 형량, 교도소, 범죄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보호감찰, 전자발찌, 조현병 환자의 위치 등 각종 범죄 예방에 대한 것도 다룬다. 마지막으로 입법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솔직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피고인)에게 굳이 변호사를 붙여줘야 하는지 궁금했고, 거기다 그럼 변호사의 능력이 너무 좋으면 어떻게 되는거지!?의 불안한 질문에 바로 다음 챕터에 그 사례가 있었다ㅜㅜ..(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집행유예’나 ‘구속 영장 기각’에 너무 흥분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나처럼 법률이나 형법 용어를 잘 모르는 일반인은 편향된 매체나 주위 사람들의 말만 주워들으며 분개한 나머지 몇 가지의 헛소리들을 모아 내 안에선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절망하곤 하는데 생각보다 모두를 보호하고 불필요한 침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제발 계속 그러길 바란다) 결론은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있어야 카더라 통신에 속이 썩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고 이 책은 그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해주는 듯 하다. 한 꼭지를 읽고 물음을 던지면 다음 꼭지에서 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도 시원시원하고 재미있었다.

 어떤 사건에 대한 양형사례부터 다른 나라는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심지어는 어떤 용어조차 평소 궁금해서 찾아봐도 법원사이트의 설명은 너무 어려웠고 그나마 알아보기 쉬운 곳은 나무위키인데 별로 신뢰하는 곳은 아니라 대충 기사만 찾아보다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던 의문들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풀렸다. 각 챕터의 끝에 붙이는 저자의 신념이 담긴 말과 에필로그의 바른 바람과 질문들이 너무 좋았다. 참 벅차는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법안을 만들 때도 무엇보다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누군가에게 이로움을 주는 법을 만들면 반드시 그로 인해서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가령 채무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면 채권자의 권리가 쪼그라듭니다. 마치 큐빅의 한쪽 면을 같은 색으로 맞추려고 들면 다른 쪽 면의 색깔들이 뒤엉키는 것과 같습니다. 사회의 모든 분야와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죄다 연결되어 균형을 잡고 있기 때문에 풍선의 한 쪽을 세게 누르면 다른 쪽이 압력이 커져서 부풀다가 결국엔 뻥 터지는 것처럼, 한 부분에만 지나치게 압력을 가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래서 입법은 현실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정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법이 초래하는 무게가 전체 사회의 ‘밸런스’를 깨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바로 그 ‘밸런스’가 정의이기도 합니다. - p.282


#범죄사회 #창비 #정재민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식가의 어원 사전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앨버트 잭 지음, 정은지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가 water를 웨이터로 해석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슨달
하지은 지음 / 달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약구매했어요! 너무 기대되요ㅠㅠ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신이 되는 세상 - 시작하는 작가를 위한 세계관 설정 노트 내가 신이 되는 세상 1
도리이 아야네 지음, 최서희 옮김, 에노모토 아키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떻게 이런 책이 번역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세계관 설정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국내서나 제대로 된 책이 없다는 것일 테고 어찌 보면 세계관 설정은 쉽게 짤 수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겠네요ㅎㅎ 일본인 저자가 지은 책이라 세계관 기준이 일본입니다. 여기까지만 말할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년 허리 2 : 치료편 - 내 허리 사용 설명서 백년 허리 2
정선근 지음 / 언탱글링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아..내가 이 책을 읽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ㅠㅠ 글씨가 대빵큼 예전에 잠깐 봤던 구판은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오히려 좋습니다. 예전의 국판(신국판?) 사이즈보다 책이 커졌는데 가로로 넓고 가벼워서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음..좋네요 큰 그림입니까ㅜ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