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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1 - 역사평설 ㅣ 병자호란 1
한명기 지음 / 푸른역사 / 2013년 10월
평점 :
[역사평설 병자호란]
-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조선시대사 연구자인 저자 (한명기 교수, 명지대학교)의 가장 최근의 연구 성과물이자,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문장으로 풀어쓴 역작이다.
시간의 순서와 인과관계를 고려해 작은 제목을 가진 글들을 연결하여 배치했으며, 이를 통해 호흡이 긴 글이 가질 수 있는 '지루함'을 덜어냈다. 더욱이 쉽게 접할수 없는 다양한 시각자료와 술술 읽히는 유려한 문체는 전문 연구자의 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읽는 맛'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저자는 책 제목에 '역사평설'이라는 부제를 붙였는데, 이러한 시도도 또한 대중들이 혹여나 느낄 부담감을 덜어내려는 배려로 볼 수있을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1623년 인조반정 이후부터, 1637년 병자호란을 전후한 시기까지의 조선을 둘러싼 국제정세 및 국내 정치 상황들을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는데, 이 책의 최대 강점이자 특징은 '병자호란'이라는 테마를 두고 그 조망의 시야를 중국-일본에까지 확대시킨 점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한국-중국-일본의 풍부한 자료는 물론 주요 연구자들의 학설까지 본문에 담아내면서 독자들이 얻을 수 있는 지적 쾌감을 극대화 시켰다. 더욱이 글속에서 사건의 면면을 파헤치는 저자의 내공 수준도 상당해서, 역사를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을 비롯해 연구자들도 충분히 흥미를 느끼며 읽어 내려갈 수 있을 정도의 깊이를 갖추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병자호란을 전후한 시기 중국과 일본의 상황을 풀어내는 부분이 이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선의 처참했던 상황 너머의 복잡한 국제 정세를 이해하면서 얻게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당시 명나라와 청나라의 정치적 대립 구도라던지 사회상을 묘사한 부분은 백미로, 마치 중국사 책을 보고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더하여 일반적으로 관심을 두기 어려운 당대 조선과 일본 간의 관계까지도 세심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번 '정독'해 볼 만한 가치가 듬뿍 담긴 책이라고 할 수있다. 자세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무렵 조선이 처해있었던 '엄혹한 상황'에 대해서도 이 책이 결코 쉽게 넘어가지 않음은 물론이다.
한편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오래전 역사를 통해 오늘날 한반도가 배울점이 분명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최근 형성된 중국과 미국의 경쟁(?)구도를 언급하고 있다. 추후 국제정세의 향배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나, 실제로 미국이 중국을 은근하게 의식하고 중국 또한 미국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즈음의 상황을 고려하면 저자의 이러한 지적은 충분히 염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 본다. 현재 한반도가 처해있는 상황과 대비하여 읽어내려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이렇듯 저자는 다양한 자료와, 연구성과들을 활용해 상당히 쉬우면서도 깊이있게 당대의 전반을 풀어내고있다. 다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 덕택에, 본문 곳곳에 일반 대중들이 읽으면 바로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상당수의 인물 및 지명들이 등장해 버리고 만다는 점이다. 저자가 본문에서 다른 '역사 용어'에 관한 설명[EX; 관직명 등]은 친절하게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런 부분[특히 북한 및 중국, 일본 지도]에 관한 배려가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라는 조그마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상당수 인물들은 시각자료까지 곁들여져 설명이 잘 되어 있다^^)
게으른 독자인 필자의 애꿎은 투정에도 불구라고 이 책의 장점들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누누히 언급했듯이 내용은 충실하고 시야가 넓으며 문장은 유려하다. 역작이다.
정묘-병자호란에 관하여 알고자 하는 독자들은 '이 책 하나만 정독'하면 될 정도로 중요하고 세밀한 내용들이 책 속에 잘 정리되어 있다. 나아가 당대 중국-일본의 상황을 아우르는 역사적 시야를 갖출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시각자료들은 덤이다.
김훈의 [남한산성]이 남한산성에서 항거하는 조선인들의 치열하고 처참했던 고민과 상황을 잘 묘사했다면, 이 책은 '남한산성의 처참함'이 있기까지의 조선과 동아시아를 설명해 내려간 책이다. 올겨울 이 책과 함께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보면 어떨까? 우리들 책장에 이 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