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명 2 - 일왕이 사육한 악마
최순조 지음 / 동행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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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명(未明)>은 영화 연평해전의 원작자 최순조 작가의 작품입니다. 미명은 일제강점시대에 강제로 징용되었던 조선의 청년, 처녀들의 참옥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명(未明)의 뜻이 궁금해서 검색 해 봤는데 미명의 뜻은 '날이 채 밝지 않아 어두운 상태' 라고 합니다. 미명의 의미를 알고 작품 내용을 다시 되새겨보니 가슴이 너무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함께 읽었으면 좋겠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있습니다.

미명은 1권 '인간사냥', 2권 '일왕이 사육한 악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권은 조선의 처녀들이 끌려갔던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 2권은 조선의 청년들이 포로감시원으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일제강점시대에 장덕준은 경성제국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습니다. 장덕준의 아버지는 독립군이었지만 장덕준은 조선의 독립보다 자신의 인생이 더 중요했던 보통의 조선 청년이었습니다. 어머니 배정숙이 일본군에 잡혀갔다는 동생 장덕희의 연락을 받고 급히 고향 대구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독립군의 집안이라는 이유로 일본군에게 잡혀 장덕준은 포로감시원으로 강제 징용되게 되고 아내 배순이와 동생 장덕희 또한 위안부로 강제 징용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저항하던 어머니와 할머니는 일본군 장교에게 살해당합니다. 결혼한 여자는 강제 징용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위안부 착출에 혈안이 되어있던 일본군은 가리지 않고 강제 지용했습니다. 장덕준은 부산에서 혹독하게 훈련받고 인도네시아로 가서 네덜란드군 포로들을 감시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훈련소에서 훈련이라고 해봤자 군사 훈련이 아닌 일본에 복종하고 창씨개명을 강제로 하고 너무도 힘든 노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장덕희와 배순이는 다른 조선 처녀들과 함께 이들 또한 인도네사아로 가서 군위안부에 배속되서 매일20-30명 정도의 일본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일본 군인들의 성욕을 받아내는 도구로 밖에 안되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 곳에는 중국인 처녀들도 오게 되고 네덜란드인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이들도 똑같이 끌려온 것이고 성폭행을 당하는 도구가 됩니다. 일본군은 콘돔을 빨아쓰는 말도 안되는 피임을 했고 위생적이지 못해 원치 않는 임신과 성병으로 시달렸어야 했으며 성병에 걸리거나 임신하면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일본군은 제네바 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포로들을 고문하고 학대와 사형을 서슴치 않고 행했는데 이것을 포로감사원에게 시킵니다. 일본군은 전쟁이 끝났을 때를 대비해 일본군은 포로 학대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조선인 포로감시원이 포로 학대의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한 수법이었습니다. 장덕준은 동료들과 함께 포로감시원을 하며 매일 힘든 노무와 포로들을 감시하고 일을 시키게 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뜻하지 읺게 포로를 학대하는 일에 관여하고 네덜란드군 장교를 처형하는 일에까지 관여하게 되는 일이 발생해 훗날 전쟁이 끝나고 전범재판소에 불려가 B급전범이 되게 됩니다. 드디어 일본이 패전하여 조선은 독립하게 되었지만 포로감시원들은 전범재판소에 넘겨져 B급, C급 전범자로 분류되 사형이나 징역을 선고 받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조선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고 가는 도중 위안부 피해자들이 귀향해서 일본군의 만행을 발설할 것을 두려워해 일본군은 배를 폭파시키기까지 합니다. 조선의 처녀와 청년들은 해방 후에도 고향 땅을 밟지 못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픈 우리의 역사입니다. 많은 분들이수난을 당했고 많은 분들이 강제 징용 피해와 죽임을 당했으며 피해자인 우리가 전범으로 몰려 사형과 징역을 집행 받았습니다. 얼마 전 일본과 위안부 협상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과거 반성이나 사과는 하지 않고 자발적인 징용이라 하며 강제 징용에 대해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전범들이 영웅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있고 총리 및 고위 인사들은 신사참배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전범 기업 또한 적절한 보상과 사과가 없으며 위안부 콘돔 제조사 오카모토 기업은 콘돔을 일본군에 납품하여 전쟁으로 많은 부를 축적했고 국내 콘돔 점유율 2위라고 하니 혀를 찰 일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일본의 만행에 대한 강한 분노가 있긴 했었지만 너무 막연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외교부 관계자에게 호통치는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나도 조선의 딸이다"하는 말씀에 눈물이 났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너무 역사에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고 죄스러운 마음에 위안부 피해자와 포로감시원, 다른 많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사진과 내용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해방 된 나라에서 조차 이같은 대우를 받아야 되는지 전쟁 피해국인 우리나라가 가해국인 일본과의 협상에 먼저 앞장서야 되는지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토록 아픈 우리의 역사를 평생을 잊지 말아야하며 모두가 기억해야 합니다. 모두 우리의 아버지이며 아들이었고 형이었습니다. 모두 우리의 어머니이며 딸이었고 누이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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