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손을 보다
구보 미스미 지음, 김현희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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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이 너무 인상깊어서 최근작을 찾아보게되었다. 처음 시작 부분에서 당황. 이건 야설인가?


- 몇개의 비슷한 설정이 보인다. 숨막힐 듯한 지방 소도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 무력한 부모 또는 부재한 부모,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성


- 반면 이 작품에는 태생부터 도시 사람인 미야자와와 그 부인 히토미가 나온다. 이들은 시골사람인 히나와 가이토의 삶을 흔들어 놓는다. 히나는 할아버지와 살던 오래된 집을 버리가 미야자와를 따라 나서는 선택을 하지만 결국 다른 소도시에서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 가이토는 소도시에서 사는 가난한 가족의 가장 역할에 함몰되어 있으며, 히나와 헤어지고 비뚤어진 모성의 상징 같은 새 여자친구와 살면서도 그런 역할 놀이는 반복된다.


- 도시 사람들은 결국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히나, 가이토와 비교된다. 이들은 사랑은 아니지만 돌봄의 미덕이 있는 존재랄까


- 도쿄사람들이 설탕고예품 같은 도쿄타워의 오렌지 색 불빛을 보며 안심하듯 히나와 가이토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안심하는 결말은 사실 요양보호사라는 설정 -끝이 정해진 마지막 인생을 돌보는 이들의 직업- 에서 부터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일 듯 하다.


- 그러나 메타포는 매끄럽게 배치되어 있지 않고 산만한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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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
구보 미스미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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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수위가 높은 글로 등단한 작가가 두번째로 쓴 작품으로 메타포가 잘 배치된 정통문학의 느낌이 듬뿍


- 뒷 부분에 역자가 (애정을 담아) 내가 하고싶은 얘기를 그대로 잘 정리해 두었다. 모성의 결핍이 있는 세명의 주인공 디자인 회사 직원 유토, 디자인 회사 사장 노노카, 지나가던 여고생 마치코가 모성의 상징으로 언급되는 길 잃은 고래를 만나러 간다. 그곳지역사회에서 고래감시 역할중인 할머니와 손자에게 자신들이 가족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가짜 가족 역할놀이를 하게 되고 모종의 치유를 받는다. 


- 고래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만으로 흘러들어왔으나 마치코가 반항하며 뛰어내리는 클라이막스에서 다시 바다로 향한다. 고래가 다시 무리에 합류해서 살게되지는 않겠지만 죽음까지 단 며칠이라도 바다를 떠다니며 여정의 끝을 향해 살아서 가겠지. 그런 무료하고 희망없는 조건에서의 일말의 생동력 이랄까


- 생각해보면 성공한 작가들은 대부분 엘리트 출신이고, 대도시가 아닌, 시골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여야 하는 고된 노동과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가난에 점철된 삶에 대해 잘 모르는 이가 많았던 것 같다. 쿠보 미스미는 그 성장 배경은 모르지만 그런 지방 소도시의 무력감과 생의 무거움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부모는 다들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비뚤어진 인생을 살고 반대로 주인공들은 욕망하나 없이 희석된 존재처럼 그려진다. 


- 그런 주인공이 슬픔이나, 바램이나 모종의 감정과 욕망을 짚어가는 과정의 몰입력이 대단하다.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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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배기의 멋 꽈배기 시리즈
최민석 지음 / 북스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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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자학적인 아헿헿 감성이 들어간 에세이다. 에세이로서의 수위는 잘 지켜지는 듯 거슬리는 부분은 없다.


작가의 일상? 작가로써 글을 쓰며 먹고사는 삶에 대한 내용이 많이 있다. 그 외 자신의 선호(음악이나 음식 등) 같은 것, 여행해서 특별한 경험 등이 소재이다. 약간 마이너 감성을 가진 작가의 그냥저냥한 일상 얘기를 티비 프로그램 보듯 무념무상하게 보는 맛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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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우주 - 우주는 무엇으로 가득 차 있을까? 꿈꾸는 시리즈
사토 가쓰히코 지음, 최지영 옮김, 지웅배 감수 / 멀리깊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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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르소설을 많이 읽다보니, 그리고 김초엽 작가의 소설쓰는법에 대한 에세이를 읽고나니 나도 SF적인 상상을 해보고 싶어져서 충동적으로 선택했다. 어린이 용 책이라 우주에 대한 엑기스 정보만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산뜻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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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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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초엽 작가는 문장을 깔끔하게 쓰는데 (에세이 한정)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음. 문단문단 단위로는 이해가 되는데 장단위로 넘어가면 그 구조가 뭔가 나랑 안맞는 느낌이랄까


- 책 내용은 무척 좋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라던지, 글을 쓰는 재료를 모으는 방법, 주제에 대한 고민, 소설쓰기에 대한 고민들.. 참고한 서적들, 몇몇 단편들에 대해서는 구상한 배경과 쓰는 과정도 소개하고 있음


- 막연하게 언젠가는 소설을 써봐야지 생각하지만 결코 쓰지 못하는, 그 한걸음을 못 내딛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한걸음 시작할 매우 실제적인 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며, 특히 이 과정에서 스노비즘(?)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서 정말 좋았음. 자기 비하나 검열이나 변명이 없는, 또는 자의식 과잉이 없는 담담한 에세이를 쓴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에세이를 특히 민감하게 감별하는 나라는 사람의 마음에 드는 에세이가 얼마나 드문지!! ㅋㅋㅋ


- 그밖에 독서의 즐거움, 작가가 되고나서의 생활 등 에세이에서만 볼 수 있는 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내면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음. 김초엽작가는 참 바르고 정갈한 사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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