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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손을 보다
구보 미스미 지음, 김현희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0월
평점 :
-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이 너무 인상깊어서 최근작을 찾아보게되었다. 처음 시작 부분에서 당황. 이건 야설인가?
- 몇개의 비슷한 설정이 보인다. 숨막힐 듯한 지방 소도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 무력한 부모 또는 부재한 부모,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성
- 반면 이 작품에는 태생부터 도시 사람인 미야자와와 그 부인 히토미가 나온다. 이들은 시골사람인 히나와 가이토의 삶을 흔들어 놓는다. 히나는 할아버지와 살던 오래된 집을 버리가 미야자와를 따라 나서는 선택을 하지만 결국 다른 소도시에서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 가이토는 소도시에서 사는 가난한 가족의 가장 역할에 함몰되어 있으며, 히나와 헤어지고 비뚤어진 모성의 상징 같은 새 여자친구와 살면서도 그런 역할 놀이는 반복된다.
- 도시 사람들은 결국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히나, 가이토와 비교된다. 이들은 사랑은 아니지만 돌봄의 미덕이 있는 존재랄까
- 도쿄사람들이 설탕고예품 같은 도쿄타워의 오렌지 색 불빛을 보며 안심하듯 히나와 가이토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안심하는 결말은 사실 요양보호사라는 설정 -끝이 정해진 마지막 인생을 돌보는 이들의 직업- 에서 부터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일 듯 하다.
- 그러나 메타포는 매끄럽게 배치되어 있지 않고 산만한 느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