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료되고, 선언하고, ‘비건적‘이 아닌 어떤 행동을 할 때 스스로불편해하고 부대꼈다. 자신에게도 이럴진대 타인에게는 어땠을까. 오래 비건을 실천해온 취재원들이 선언하지 말라고 조언한이유를, 나를 옥죄다 이해했다. 비건이 아닌 타인의 행위를 부정하고, 어떤 잣대를 들이대려는 순간 비건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나빠진다는 설명도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이걸 특별한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고 일상으로, 몸과 마음과 머리에 배게 하는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나는 그만 펑크 난 타이어처럼 퍼져버리고 말았다. - P83
나는 그래서 현재의 ‘비건‘ 운동이 자연식물식‘ 운동으로진화하길 바란다. 자연식물식‘은 자연 상태의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는것뿐만 아니라 각종 식물성 기름과 설탕, 고도로 가공된 식물성 식품(식물성 고기류) 또한 최대한 배제하는 식단이다. 영어로는Whole-Foods, Plant-Based(WFPB) diet‘ 라고 부르며, 이런 지향에 맞게 생활하는 것을 ‘자연식물식 생활 WFPB lifestyle‘ 이라고부른다. ‘비건 지향 생활 vegan lifestyle‘과 비슷하다. - P141
개인의 결단을 촉구하는 문구인데, 채식이 단지 개인의 미각과의지의 문제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마치 누구나 채식을선택할 수 있는 듯한 착시 현상을 부른다. 앞서 보았듯 전쟁은더 나은 세상에 대한 사유를 차단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곤은 ‘고귀한 윤리적 선택지‘를 앗아간다. 그리고 이 사회가 규정한표준의 몸이나 ‘평균의 삶에서 빗겨난 존재들에게 채식을 실천한다는 것은 정신 승리나 고된 노동이 추가되는 것이기 쉽다. 채식은 개인에게 갇혀서 작동하는 영역이 아니다. 채식은 계급, 빈곤, 장애, 성별, 민족, 전쟁, 종교, 문화 등 사회의 여러 요소가 매우 복잡하게 작동하는 정치적 영역이다. - P154
채식을 개인의 욕망과 선택만의 문제로 볼 때, 채식 앞에서각자가 서 있는 불평등한 위치성‘은 지워진다! 나는 채식을 하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비인간 동물이나 지구와의 ‘연결성‘을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 - P154
나의 ‘실천‘이 가능했던 환경과 위치성에 대해 놓쳐서는 안된다고 자주 되뇐다. 무심함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비인간 동물을 착취하는지 모르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듯, 그 위치성의 차이를 간과할 때, 타인의 고통과 존재성을 지울 수 있음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놓치지 않는 게,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을구체적이고 두껍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 P158
채식이 트렌드나 라이프스타일이 된시대라고 하지만, 그것을 넘어야 자기만족적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 P159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면서 삶의 방향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타인과 타자에게도 너그러운 마음을 내어줄 수 있다. - P172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그 질문에 쉽게 답할 수는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섣불리 우리를 틀 안에 가두지 않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존중하는 것, 나와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 남을 바꾸기보다 나부터 잘하는 것, 언제나 친절함을 잃지 않 - P175
는 것, 기꺼이 마음을 쪼개어 어둡고 낮은 곳에 자리한 사람들을돕는 것, 오늘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내일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는 것. 우리가 노력하고 싶은 가치들이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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