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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생각하는 빵 - 도쿄를 사로잡은 빵집 ‘365일’의 철학과 맛의 비법 ㅣ My Favorite Things
스기쿠보 아키마사 지음, 박햇님 옮김, 김혜준 외 감수 / 나무수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죽기전에 꼭 한번 맛보고 싶은 빵집 목록이 추가됐다.
도쿄 요요기 공원 옆 10평남짓한 작은 공간에 위치한 '365일'
연중무휴 7시부터 19시까지 매일 영업을 하지만 항상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그 비밀이 '356일 생각하는 빵'책 한권의 담겨있다.
빵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에게도 빵을 배우는 사람에게도 빵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재미있게 읽힐 단 한권의 책이다. 어려울수 있는 전문전인 용거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기본적인 공정 및 용어는 책 끝무리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제빵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접하기 좋다. 처음 접한 느낌은 잡지같다?였다. 머리말 부분도 떼지않고 페이지 상단부분부터 채워지는 느낌, 절반이상을 사진으로 채운 느낌도 잡지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렇기에 부담없이 편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일본 천재 셰프라 불리우는 스키쿠보 아키마사가 직접 썼다. 그가 바로 도쿄 요요기공원 옆 작은 빵집 365일의 오너셰프다. 그가 생각하는 빵에 대한 철학 뿐아니라 시그니처빵 13가지의 베이커스 퍼센트도 담았다. 영업비밀일수도 있는 시그니처빵의 레시피를 공개하다니 빵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난 사람임이 분명한거 같다.
그는 일본산 재료만을 고집한다.
우리나라 요리명인들이 국산재료만 고집하는것과 같은 맥락인거 같다. 보통 빵집은 대기업이나. 개인빵집이나 똑같은 재료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데 그렇기에 개인빵집이 살아남기 힘든거라고 말한다. 일본에서 재배되는 밀은 지역에 따라 색과 맛, 질감이 다르다. 추운지방 훗카이도 밀은 버터처럼 진하고 단맛이 강해서 바게트처럼 심풀한 빵을 만들 때 사용하고 비교적 더운지역 큐슈에서 재배된 밀은 석회성분이 강해서 색도 잿빛이 돌고 빵을 구웠을 때 특유의 맛없는 냄새가 난다고 한다. 그렇다고 훗카이도 밀만 사용하면 지역 농업발전에 저해가 될까 고루사용해서 최상의 맛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중이라고한다. 지역사회에 이바지면서 같이 상생하는 자세, 개인가게를 오픈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필요한 경영철학이다.
그래서 365일에서 판매되는 식빵은 지역특색에 따라 다른 밀, 3종류로 만들어지고 있다.
아키마사의 빵가게에서는 이런 철학도 있다.
빵의 맛은 밀의 맛을 얼마나 살리는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신선한 밀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아키마사의 철학이다. 또 아키마사는 빵을 만들 때 글루텐의 생성을 최대한 억제하기위해 가스빼는 과정은 하지않는다. 그래야 빵의 질감이 질기지않고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물론 이 과정을 생략하면 반죽에 힘이 약해서 성형하기힘들지만, 빵틀을 활용하면 된다. 365일빵은 계란물도 바르지않고, 가스빼는 과정이 없어 거친느낌이 나는 빵이지만 그렇기에 그의 빵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게 아닐까? 똑같지 않는 빵, 사회변화에 맞게 변화된 차별화, 그만의 성공 전략인 셈이다.
나는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빵을 배웠던 사람이다.
그래서 저자가 하는 말들에 크게 공감을 했으며, 색펜을 꺼내들어 기억하고 싶은 문장에 표시를 해두었다.
365일에서는 매일 60종의 빵을 만들어낸다.
책에 소개된 빵은 그 중 일부분일 뿐이다.
가장 먹어보고 싶은 빵은 단연 표지에도 나와있던 '크로캉쇼콜라' 였고 그 외에는 훗카이도 밀로 만든 식빵, 밭의 풍경을 재현한 하타케, 겨울에 반짝판매하는 슈톨렌, 일본밀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손프르상을 먹어보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빵에 대한 기본지식틀을 파괴하는 그 만의 방법,
'발효시간은 최대한 짧게, 가스빼기과정 생략하기, 중간발효하지않기, 가능하면 글루텐이 발생하지 않도록...'그래서 맛을 상상하기 더 힘들어졌다.
아키마사는 빵을 만들때, 내가 직접먹는다고 생각하고 빵을 어떻게 집고, 어느쪽부터 먹을지, 한입베어물었을때의 양, 혀에 닿는재료, 맛의 균형들을 구체적으로 머리속에 그려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대표적인 메뉴가 바로 어른들을 위한 초코빵이라 불리는 '크로캉 쇼콜라'다. 저자의 치밀한 계산으로 만들어져, 베어물은 한입만으로도 빵의 화룡점정을 찍을수 있는 빵,
브리오슈 반죽의 부드러운 빵이 입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달콤한 초콜릿 가나슈가 입안으로 스미듯 퍼지고,,
부드러움만 있는 빵이 밋밋하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펄 크로캉이 입안에서 톡톡터지면서 다채로운 식감을 선사하는 그런빵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입안이 즐거웠고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아마도 난 꼭두각시가 되어 셰프의 의도대로 첫입에 최상의 맛을 느끼고 그 행복감을 잊지못해 또 크로캉 쇼콜라를 찾게될것이다.
365일에서는 베이컨이나 햄종류, 단팥등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시중에 파는 것들은 첨가물이 들어가지않는 365일빵과 어울리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대신 손이 많이 가는 크림이들어간 빵이나, 러스크는 만들지 않는것으로 인건비 및 시간을 아꼈다.
또, 365일 빵은 다른곳보다 작게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빵을 구입한 그날 다 먹을수 있길 바래서란다. 빵으로 배를 채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맛을 즐기기를 바라는 셰프의 철학이 담겨있다.
나도. 하나의 빵으로 배를 채우는것보다 다양한 맛을 즐기기를 바래서 항상 갖고 있던 생각이었는데.
365일을 알아갈수록 너무 맘에 드는 곳이다.
7,80년대 배를 채우기 위해 먹었던 시대는 갔다. 지금은 먹는 즐거움을 찾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베이킹레시피는 바뀌지 않았다. 왜 ??라는 의문에서 그의 레시피가 탄생했다.
그는 365일 바로 맞은편에 15도라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빵도, 밥도 먹을수 있고, 다양한 물건들도 살수있는 곳이다.
365일에서도 간장, 된장같은 물건도 살수있는 공간으로 꾸며놨다. 근처의 작은 가게들이 대형마트에 밀려 문을 닫게되면서
그의 가게에서는 다양한 물건을 팔고있다. 작년 봄에는 신주쿠에 또 하나의 카페를, 가을에는 니혼바시에 365일 분점을 오픈했다.
외식 컨설턴트로서도 인정받는 그는 배울점이 많은 사람이다.
스페셜페이지에서는 365일 빵 두가지를 직접 만들어볼수있게
상세한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다.
달달한 맛이 좋은 훗카이도 하루키라리로 만든 식빵과 호두빵이다.
빵의 특성을 설명하고.
재료 뿐아니라 공정까지.
사진+자세한 설명을 통해서 독자에게 제공하고있다.
하지만 식빵은 일본산 밀이 아니면 그 특유의 맛을 살릴수 없다는 말에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깝진 않지만, 멀지도 않다.
꼭 도쿄 365일에 직접 찾아가. 시그니처빵 13종을 먹어보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