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에 맞지않게 지나치게 철이 들어버린 소녀가 있다.
그 소녀의 이름은 다나카하나미.
하나미는 아빠가 없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모녀가정이다. 주변에서 아빠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하나미도 아빠가 어떤사람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엄마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가 떳떳하게 말해주지 못하는 이유가 자신의 아빠가 범죄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수배지에서 자신과 닮은 사람을 찾아보기도 했다. 어느날 학교앞으로 찾아온 친구의 아빠. 친구의 아빠에서 우리 아빠도 이런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빠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은건 많지만 하나미는 기도선생님이 해준말을 상기시키며 삼켜버린다.
p. 66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기싫어하는 말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은 좋지않아요. 진실을 전부 아는것이 꼭 좋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럴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알아버리면 알기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니까요.
엄마는 억척스러운 면이 있다. 특히 식탐이 엄청나다.
과거에 대해서 말해준적은 없지만 어려서 가난했고 학교도 나오지 못했던건 엄마가 하는 말을 들으면 짐작할 수 있다.
어려서 장례희망이 제삿밥먹는 사람이었다니 두말하면 입아프다. 남들보다 곱절은 먹지만 항상 빼빼마른 엄마.
공사장에서 힘들게 일을 하면서 남들만큼 호화롭게 비싸게 챙겨주지는 못하지만 하나미를 위해서는 뭐든해주는 엄마다. 아는거 없고 식탐강한 엄마가 부끄러워할만도 한데 그럼 엄마가 좋단다. 다시태어나도 엄마딸이 되고싶을만큼이라고..
한번은 이웃아주머니의 소개로 슈퍼마켓 주인을 소개받았다. 아빠가 될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이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돌아오는 대답은 거절이었다. 마치 내탓인거만 같은 하나미는 보육원 같은 곳에 들어가려는 생각을 한다.
또, 친구들과 놀이동산에 가기위해 고생하는 엄마의 손을 빌리지 않으려고 자판기속 잔돈을 주우러 다니는 모습과 신사에서 은행줍기를 하러 갔다 잘 차려입은 친구들 만났음에도 부끄러움을 내색하지 않는 하나미..
누명을 쓰고 반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친구를 도와줄줄 아는 생각이 너무 커버린 소녀의 이야기다.
4장까지는 하나미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쓰여진다.
그러다 5장에서는 미카미신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미카미신야가 바로 누명쓰고 반친구들에게 놀림받은 그 친구다. 잘난 형과 누나와 비교당하며 엄마에게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지만 엄마는 내 엄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마가 좋다는 아이다. 고작 초등학교6학년, 엄마에게 미움받고 싶지않은마음, 그래도 미움받을수밖에 없는 본인의 모습에 신야는 모든걸 놔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p. 266 슬플때는 배가 고프면 더 슬퍼져. 괴로워지지. 그럴때는 밥을 먹어. 혹시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슬픈일이 생기면 일단 밥을 먹으렴. 한끼를 먹었으면 그 한끼만큼 살아. 또 배가 고파지면 또 한끼를 먹고 그 한끼만큼 사는거야. 그렇게 어떻게든 견디면서 삶을 이어가는거야.
결국 신야는 다나카 모녀에게 또 빚을 진 채 멀리 떨어져 있는 학교로 입학을 하게된다.
"さようなら. たなか"
끝이 아닌 다시만나자는 의미를 담은 사요나라.
기승전결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소설이 아니었다.
어느곳에 살고있는 소년과 소녀의 일기장을 읽다가 중간에서 덮어버린 느낌이랄까?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않은 14세 소녀만이 가질수 있는 솔직함과 순수함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있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
가난에 굴하지 않고 그들만의 방법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다나카모녀의 삶을 언제까지나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