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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올린카 비슈티차.드라젠 그루비시치 지음, 박다솜 옮김 / 놀 / 2019년 9월
평점 :

"이별박물관"이 존재한다???
독특한 주제로 만들어진 이별박물관, 무슨 박물관이 이래~~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의 호흥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저자 올린카비슈티자, 드라젠 그루비시치는 4년된 연인이었다. 헤어진 연인과 함께 뭔가를 한다는것도 웃픈 이야기지만 그럴수 있었던건 그들이 기획한 이별 박물관덕이었던거 같다. 4년 동안의 연애 끝, 그들에게 처분해야할 물건들이 너무 많았다. 네것, 내것을 나누기엔 애매하고. 버리기엔 4년이란 시간이 아까웠다. 처음에는 작은 선박용 컨터이너 박스에서 마흔점 정도의 물건으로 시작된 전시였지만 많은이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켜 그 규모가 엄청 커졌다고 한다. 이동식으로 전시회를 열다가 지금은 로스앤젤레스 외 1곳에 고정 박물관도 있다고 한다.
2006년 크로아티아에서 시작된 이별보관소로 지금까지도 전세계의 많은 사연이 담긴 이별물건들이 도착한다고 한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수록된 이별 물건은 203가지. 우리나라에서 도착한 이별물건 뿐 아니라, 영국, 미국, 중국등등 전세계에서 각각의 사연이 담겨있다. 그들이 보낸 물건이 꼭 남녀간의 사랑의 증표물만은 아니었다. 남녀의 이별뿐아니라, 동성간의 이별도, 나이를 초월한 만남과 이별, 부모에 대한 사랑도, 누군가의 사연을 대신 보내기도 했다. 내 자신을 위한 이별의 증표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보내온 고무장갑에 담긴 이야기에는 고부간의 이별을 담기도 했다.
누군가가 본다면 쓰레기에 불과한 철사나, 배꼽먼지, 녹아버린 핸드폰,, 그 외에도 부러진 열쇠, 매트리스스프링, 속옷등등..이 누군가에게는 추억과 사연이 담긴 소중한 물건이 된다니 참 아이러니 하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별을 한 그들에게는 더 이상 소중한 물건들이 아니었다. 버리기는 아깝지만, 그렇다고 간직하기에는 가슴 아픈 물건들. 이런 물건들을 받아 보관해주는 이별 보관소에는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연과 물건을 보내면서 저자 두 사람의 의도했던 "남겨진 물건들을 폐기하거나 내 것과 네 것으로 나누는 것보다 훨씬 괜찮고, 순간의 파괴적인 감정에 휩쓸려 인생의 소중한 추억을 도려내는 것보다 나은 해법"이 되었을꺼라 믿는다.
특히 가슴아팠던 사연이 담긴 물건 하나가 있었다.

슬로베니아에서 온 와인 오프너인데.
오프너만 보면 그 안에 담긴 사연을 전혀 짐작할 수 없을것이다.
이 와인오프너에 담긴 사연은 이랬다.
"당신은 내게 사랑을 이야기 했고, 매일 작은 선물을 주었다. 이 오프너도 그중 하나다. 마음을 여는 열쇠, 당신은 자주 내게서 고개를 돌렸고 나와 자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당신이 에이즈로 죽은 뒤에야 당신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았다."
내게도 이별박물관에 사연과 물건을 보낸다면...
뭘 보내면 좋을까?
사진 혹은 내 sns계정을 보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