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인문학 - 조선 최고 지성에게 사람다움의 길을 묻다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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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을 읽는 동안 내 자신이 이렇게 초라하고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율곡인문학은 말 그대로 율곡의 사상을 담은 책이다.

율곡 이이는 어머니 신사임당, 아버지 이원수의 사이에서 다섯째로 태어났다. 그는 3세때 말을 배우자마자 글을 쓰기 시작했고 13세때 과거에 급제한 천재다.

 

율곡은 자경문을 지어 이를 실천하는 삶을 평생 살아왔다.

똑똑했고 청렴했으며 올곧은 신념을 실천하는 끈기와 인내가 있는 인물이었다.

명문대생들이 “나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를 읽는 듯 와~이게 말이 돼?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역사서라고 해서 흥미로운 율곡 이이의 자취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페이지에서 먼저 큰 뜻을 가지라는 선대기지라는 사자성어를 보는 순간 바로 덮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펴드는 데까지 꽤 오래 걸렸다. 끝까지 읽는 건 더 힘들었다. 인문학이라 고리타분한 사상만 나열되어 있어서?? 아니다. 율곡의 삶이 내게는 너무 벅차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의 사상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중간 중간 에피소드들을 담아서 지루하기는커녕 읽을수록 눈이 번쩍!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직접 율곡을 만나고 와서 혼이 나고 온 듯 끝으로 갈수록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자경문의 실천사항을 빌려 와 총 7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먼저 1장 입지, 2장 치언, 3장 정심에서는 뻔한 가르침으로 보였다. 실천할 수 있는 뜻을 가져야 한다. 바른 실천을 위해 율곡이 찾은 퇴계이황처럼 참된 스승을 찾아라. 또, 언행을 심해라, 마음을 다스려라,

하지만 4장 근독부터는 달랐다. 책을 넘기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은 듯 정신없이 읽혔다.

근독은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는 가르침이 담겨있다.

오늘 퇴근하려는데 회사 상사가 내가 말했다.

“요즘 큰일이야~ 길을 가는데 핸드폰만 보고 있으니 내가 지나가는데도 몰라~~”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요즘 핸드폰을 손에 놓지 않을 정도로 보고 또 보고 있었으니까.

집으로 돌아오면서 ‘좁은 세상, 어딜가든 행동가짐 잘해야겠다’ 싶었다. 율곡이 전하려는 의도와는 조금은 다를 수 있으나 누가 보든 보지않든 누가 있는것처럼 행동하자는 취지는 똑같으니까~

대망의 5장! 공부다.

공부와 독서는 죽어야 비로소 멈출 수 있는 과업이요 의무라고 말한다. 일하지 않으면 독서하고 독서하지 않으면 일한다. 참 빡빡한 인생을 살았다 싶다.

아래의 문구를 보면서 얼굴이 붉혀졌다.

p.192 ‘독서를 한다고는 하지만 박학에만 관심이 있고 심학은 염두하지 않는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박학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어도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진심으로 책을 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p.193 ‘독서를 할 때는 마치 보물을 발견했는데 혹시 다른 이가 먼저 달려가 그 보물을 차지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대해야한다. 바로 앞에 있는 보물을 놓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조바심이 나겠는가. 독서할 때는 그처럼 지식을 열렬히 갈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책을 읽고나면. 뭘 읽었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았는데 그게. 나이 들어 기억력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책을 진심으로 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여러 번 내 것으로 만들면서 읽어야 하는 지금도 책장을 다급히 넘기는 날 보며 다시 한 번 반성했다.

6장 진성에서는 존경하는 부모님의 감사함과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뜻을 함께 나누며 긍정적영향을 주는 친구들의 소중함을 소흘히 했음을 반성했다.

7장 정의에서나온 율곡의 청렴함까지 계속 배우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율곡이 47세로 세상을 뜨는날 장례 치룰 비용이 없어서 친구들이 내는 부의로 장례를 치뤘다는 이야기에 눈앞의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내 자신이 왜이렇게 초라하던지.

 

율곡 인문학은 수시로 펼쳐보며 배우고 반성하고 또 실천하는 내 앞날의 지침서로 삼아야겠다. 그의 자경문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나만의 지침서를 만들어 실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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