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지음, 제딧 그림 / 해결책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9년 차 배우 차인표 님의 소설을 만났다. 이미 [오늘예보]라는 책의 집필가라고 한다.

카메라 뒤에선 한 사람의 작가로 인간의 삶을 관찰하고 본질을 탐구하며 존재해야 할 세계와 사람의 이야기를 창조하는 작가!!

현재는 구전설화와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한국형 판타지 시리즈를 기획 집필 중이라고 한다.

 

화면 속에서 강한 이미지를 주던 배우 차인표, 그런 사람이 쓴 소설이라고 해서 거칠고, 강하고, 자극적이 이야기를 들려주리라는 예상을 하고 책을 펼쳐 보았다. 하지만 부드럽고 서정적인 문어체에 처음에는 '어색했다'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호랑이 마을에 일본군이 나타나기 전까지 한편의 동화를 전해 듣는 듯 아름답기만 했다.

 

p. 95 "열 번이 넘는 공중제비를 멋지게 성공한 새는 다름 아닌 새끼 제비네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요? 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새끼 제비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 중략- 산도 변하고 물도 변하고 사람도 짐승도 변했는데, 새끼 제비만 변하지 않았습니다. 옛날 모습 그대로, 예전 마음 그대로 잘가요 언덕 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제비라니... 동화 속 이야기 같은 표현이 아닐까?

하지만 행복한 동화는 일본군이 나타나면서 참혹한 현실이 된다.

 

저자는 처음 이 소설을 집필한 이유가 일제강점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사실을 널리 알려 죄인들을 응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10년 만에 개정되어 다시 출판되면서 이제는 그들을 용서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순이와 용이, 그리고 가즈오다.

순이는 호랑이 마을 촌장님의 모녀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아이다. 용이는 어려서 백호에게 엄마와 동생을 잃고 아버지와 함께 전역을 떠돌면서 복수를 위해 다니다가 호랑이 마을에 오게 되었다. 가즈오는 일본의 장교로 조선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용이가 호랑이 마을로 오게 되면서 두 아이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마을에 작은 사건이 생기면서 용이는 마을을 떠나게 되고 7년 후 아이들은 19세가 되었다. 호랑이 마을은 여전히 평화로웠다. 하지만 일본군이 마을에 주둔하기 시작한 뒤 한 통의 동원 명령서가 도착하고 모든 게... 바뀌었다.

 

"조선인 여자 인력 동원 명령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진정한 사과를 받기 전에는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가슴 아픈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건만 저자는 용서를 말하는 듯했다.

 

p. 194~195 "용이야, 이제 그만 백호를 용서해 주면 안 되겠니?" -중략-

"상대가 빌지도 않은 용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중략'

 

"용서는 백호가 용서를 빌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엄마별 때문에 하는 거야. 엄마별이 너무 보고 싶으니까. 엄마가 너무 소중하니까."

 

죄를 지은 사람보다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인생이 더 안타까운 걸 알기 때문인 걸까??

순이가 용이에게 하는 말들에 가슴이 저려온다.

 

아픈 이야기를 담을수록 상대에게 들려주기 어려운 법인데, 아픔과 슬픔을 담담하게 들려주어 독자로 하여금 불편함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배우 차인표가 아닌, 작가 차인표가 들려주는 우리의 아픔, 그래서 절판이 된 이 이야기를 독자들이 찾는 거였구나 싶었다. 차기작도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