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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평점 :

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과거와의 연결이면서 우리의 미래를 알아차리는 과정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의 눈에 할머니라는 존재가 이전보다 선명하게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직은 아니지만, 동시에 이미 할머니가 되어 잘 모르는 여자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는 여자와 결국 내가 되고 말 여자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황예인 문학평론가의 발문 중-
내게도 해당되는 말이겠지?? 결국 내가 되고 말 여자 = 늙은 여자
할머니.. 그러고 보면 할머니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누군가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나 기억이 많을 수 있지만 내게는 그리 오래 기억하고 간직할 만한 할머니와의 추억이 없다.
할머니라는 존재는 그냥 할머니. 단 한번도 내가 할머니가 될 거라는 생각은 못해본것 같다.
지금 내 나이가 되리라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할머니라니..
p. 199 늙은 여자가 될 생각은 없었다. 하루하루 살아 오늘날에 도달했을 뿐이다. 가끔씩 민아는 자신의 20대를 떠올려본다. 그때 봤던 소설들, 영화들, 드라마에 나왔던 생기발랄한 주인공들과 나이가 같았을때. 그땐 누가봐도 민아가, 민아의 세대가 세상의 주인공이었다. 오늘의 다음 날은 두근거리는 미지의 내일이었다. 노년은 하물며 떠올려볼 수 조차 없었다. -아리아드네 정원 중-
지금 내 나이도 하루하루를 살아 오늘날에 도달했을뿐이니 후에 할머니가 되었을때도 오늘처럼 어느 순간 도달해 있겠지??
세상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를 못느끼는것처럼 할머니가 된 후에도 내가 할머니가 되었음을 느끼지 못할듯 싶다.
현재의 내 나이에 대한 느낌은 없다. 내가 느끼는 나는 그저 나일뿐이니까.
할머니를 소재로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6명의 작가가 6가지의 다른 색을 가진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한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무얼 말하려는지 잘 이해가가지 않기도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여성!할머니의 이야기가 내게도 남일이라 여겼던 탓일까?? 하지만 이제 할머니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아이를 낳고 내 부모가 할머니가 되었다.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 할머니의 대한 존재. 지금 생각해보면 할머니라는 존재가 뜬구름같이 막연한 존재는 아니었다. 나와 같이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서 사랑을 받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그렇게 살다보니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머지않아 맞이하게 될 내 미래이기도 한 존재였다.
그냥 한사람일 뿐인 할머니의 이야기는 로맨스도 있었고, 스릴러, sf 그리고 평범한 꿈이 있었다.
연락없는 자식은 미워도 손주에게 구연동화를 해주는 할머니의 모습을 소원하거나,
손주를 위해 낯선나라에 와서 지낸 할머니의 이야기, 다르다고 생각했던 엄마의 모습을 닮아가는 엄마가 된 모습이라던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을 사회적 문제로 그려낸 미래이야기등 할머니라는 대주제 속 참신한 소주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할머니라는 존재에 대해서 할머니가 될 내 미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할머니가 되는 미래...
조금은 천천히 찾아와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