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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평점 :

신세한탄이나 불편을 하려고 여기 선 것은 아니다. 나누려고 나선 것이다. 우리를 서로 이어주고 연결해주는 건 바로 인생의 보편적 경험이다. 나는 가끔 절망에 빠지곤 하지만 사람들의 안내와 도움을 받아 빠져나온다. 우리의 대화, 우리가 직접 겪은 경험, 우리가 나누는 진실이 사다리를 이룬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 시작하는글 중 -
대담하고 용기있고 세심하고 감성가득하며 말많은 한 남자를 만났다.
p. 57 내게는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나는 롤러코스터, 높은곳,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비행, 암벽등반이 전혀 무섭지 않다. 비행기 충돌이든 자동차 사고든, 어떤 '저돌적인 행동'도 두렵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데, 내가 그것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다는 사실은 조금 무섭다.
p. 84 이성은 나와 게임하려 들고, 변덕스러워서 근거 없는 걱정과 두려움, 환상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가슴은 다르다. 순수하다. 걸러지지 않았다. 편견이 섞이지도 않았다. 오로지 진실밖에 모른다. 가슴이 바라보는 진실은 오직 하나고 어두운 길을 비추는 빛도 하나다. 가슴은 본디 현명하다.
p. 153 일이 꼬이자마자 달아나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더 좋은 곳으로 도망치면 모든게 다시 좋아질지도 모른다고, 새로운 날, 새로운 시간의 새로운 장소로 가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경험이 가득할 테니, 어쩌면, 혹시 어쩌면, 모든 것이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높은곳 같은 강한 자극을 무서워 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이성보다 진실만을 알려주는 가슴을 믿고 생각한다는 그, 그리고 어려움이 닥치면 어디론가 도망치기도 한다는 솔직한 그는 누구일까??
그의 나이를 알기전에 그의 글을 먼저 만난 사람이라면 그가 20대초반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다.
그가 겪고 느꼈던 섬세한 감정들이 글에 잘 베어 나오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158번째로 많은 구독자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는 코너 프란타다. 2015년도에 출간한 첫 책[전진하는 일]이 16주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0만부 이상판매된 베스트 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는 이번에 두번째 책을 출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출판사는 왜 내글을 출간하는지 모르겠다고는 하지만 누군가에가는 희망이 되어줄 글이 분명했다. 회고록같은 그의 에세이.
20대에 회고록이 가능할까? 싶기도 하겠지만. 그의 글을 읽고나면 그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것이다.
p. 191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우울증은 사람을 아무 느낌도 생각도 의욕도 없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가끔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때도 있다. 일시 정지된 채 계속 가장자리를 맴돌게 된다. 가족과 친구사이가 좋든 좋지않든, 돈이 많든 적든 중요하지 않다. 우울증은 그런걸 고려하지 않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방황없이 내 길을 정확히 알고 앞으로만 나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방황을 했고 갈림길에 서서 선택을 해야했으며 지금도, 앞으로도 과거와 비슷한 일들이 많을거라 생각한다.
코너는 이제 스물 다섯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공한 CEO이자 크리에이터로 널리 활동하고 있다. 그는 10대부터 성 정체성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그로 인해 찾아왔던 우울감, 불안감, 혼란, 아픔등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독자인 내게 털어놓듯 들려준다. 혼자 끌어안지 않고 심리상담가를 찾아가 털어놓고 극복하고자 노력한 끝에 옷장(저자의 말을 빌려)에서 나와 제자리를 찾고 그 자신을 되찾았던 것이다.
이런 그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p.293 미래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는 신념에 속지 않기를, 모두들 세뇌를 당했는지 그걸 알고 있다고, 혹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생각한다. 그냥 앞으로 나아가기만 해도 괜찮다. 적어도 나는 끊임없이 그렇게 되뇌고 있다. 그러니 다음번에 누군가 5년 뒤의 계획이 뭐냐고 묻거든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인정하시라. "모르겠어요. 인생이 날 어디로 데려갈지 나도 궁금하네요"
그의 5년 후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커밍아웃이라는 큰 산을 잘 넘어간 그이기에 앞으로 새로운 어려움이 닥쳐오더라도 잘 극복하며 잘 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