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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태어났으니 산다 - 열심히 살기는 귀찮지만 잘 살고는 싶은 나를 향한 위로의 한마디
해다홍 지음 / 놀 / 2019년 5월
평점 :

현실적인 이야기가 좋은가, 꿈같은 이야기가 좋은가.
지금까지 만나온 에세이들은 대부분 현실과 꿈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해 있었다. 허왕된꿈이라고 말 할 순 없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만
가득한, 어딘지 모르게 현실과는 거리가 먼 느낌의 책들말이다. 그래서 그런 책을 읽고 있으면 책을 읽는것 만으로도 내 모든 고민과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듯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에세이는 달랐다.
일단 태어났으니 산다. 제목부터 부정적이다. 삶에 대한 희망도 의욕도 없어보이는 제목에서 왠지 모를 끌림을
느꼈다.
물론, 읽는내내 불편함도 있었다. 여느책들과는 다른 희망고문하지 않는 에세이는 처음이었으니까.
요즘 세상 힘들긴 하지만 노력하면 할 수 있다!라는 희망만 들어봤지, 요즘에는 노력해도 안돼!라는 책
본적있나??
그러니 노력이 부족했다는 식의 자책은 하지말라고, 우리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니 그냥 남탓, 세상탓을 해서라도 스스로를
지키라고 말한다.
해다홍은 그런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건 돈!이고, 내가 귀찮아서 밀어낸 인간관계지만 또 혼자 지내다보면 사람을 그리워하는
너무 현실적인 현대인. 무기력함, 빠른포기, 겹핍, 가난등 그녀의 주의를 맴도는 부정적인 단어들이다.
더 우울한건, 이런 그녀의 부정적인 삶이 내 이야기 같다는거다.
화가 나도록 부정하고 싶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
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제가 흘려보낸 무수한 자기합리화와 정신 승리의 나날들, 어쩌면 한심하기만 한 흔적들조차, 부끄럽지만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제 일부를 이루고 있는 시간이니까요. 모쪼록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그런 시간을 애써 부정하기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 지나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래요. -프롤로그 작가의말 중에서-
삶에 희망도 없고 부정적이기만 했던 그녀도 그림을 그리면 솔직해 지면서 달라지려고 한다.
거친파도에서 발버둥친다고 빠져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혹시 모를 실패와 스스로에 대한 불신으로 파도를 받아들이고
잉여인간이 되는 삶을 택했던 그녀, 스스로를 인정할꺼도 없이 나는 나니까..원해서 태어난것도 아니니까 이대로 살 수 밖에 없었다는 그녀가.
사막의 모래알만큼씩이라도 변해가는 삶을 택하려고 한다. 이왕 살아가야하는 인생이라면 한번쯤 용기도 내보고 한번쯤 신나게 즐겨보기도 하고 또
한번쯤은 크게 실패도 해보는 것도 나쁘지않지 않을것 같다. 물론 실패라는게 두렵긴 하겠지만 이런게 살아가는 재미아닐까? 현재의 내 결정이
잘된선택이 아닐 수 도 있지만,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내게 맡겨보자~
내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고 있지는 않지만
이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사실이 주는 위로와 용기의 힘!-작가의 말 중-
함께 느껴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