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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개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스포츠계가 시끄럽다.
그동안 쉬쉬했던 폭행사건에 이어 성폭행사건까지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스포츠계의 이면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검은개는 고등부 테니스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샤라포바가 엄마의 품을 떠나 테니스 아카데미에 입소했을때가 겨울 열아홉살이었고 아동 학대급의 훈련을 받았다는 것도 드러나지않은 전설이다. p42"
샤라포바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테니스계의 전설같은 존재다. 테니스를 하나도 모르는 나조차도 이름을 알고 있으니 그 명성이 대단한게 틀림없을것이다. 그런 그녀도 아동학대급의 훈련을 받았고 그랬기 때문에 이자리에 오를수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남들보다 우위에 서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죽을만큼의 고생은 하게되는듯 싶다. 그래서 스포츠계에서 일어났던 폭행은 어찌보면 당연시 되어졌던게 아니었을까???
출전권을 따내야 큰 대회에 나가서 경기를 할 수 있고 거기에서 이겨야만 내 값어치가 올라가는 냉정한 세계, 바로 스포츠란 세계다. 하지만 돈줄이 있다면 그 출전권을 따내기가 조금은 쉬워지고 돈이 없이 밀려나는 아이들은 어떻게든 제살길을 살기위해 악을 쓴다.
검은개는 테니스를 배우는 학생이 고난과 역경끝에 성공하는 스토리를 담은 뻔한 소설이 아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노리는 추악한 어른들에게 쓸만하다 싶을때는 이용당하다가 그 가치가 잃었다 싶으면 가차없이 교체되고 버려지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반항조차 허용되지 않는 무력한 아이들의 삶, 그러던중 하나의 사고가, 아니 사건이 발생한다.
18세 임석은 테니스부학생이다.
이미 이름이 알려질만큼 알려진 테니스계유망주였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건으로 그의 인생은 끝나버렸다.
호주로 떠나기전 스폰서의 초대를 받는다. 그곳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 죄값이 돌아오는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버린것들, 치가떨리게 미워했던 것들을 떨쳐버렸는데 그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만큼 억울한 인생은 싫었다."
믿었던 친구의 배신, 기억에 없는 나의 죄.
그곳에선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금지약물복용과 더불어 무면허 운전으로 사람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사고를 냈다.고 한다.
임석은 치가떨리게 싫었던 스폰서의 아들 구성구와 함께 사건에 휘말리고 둘은 감별소라는 곳에 입소하게된다. 이곳에도 약육강식은 존재했다. 그동안 스폰서와 계약을 하면서 내 의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계약조차 엄마 맘대로 했다. 수익에 대한 것도 엄마와 스폰서가 결정했고 입을수 있는 옷도, 사용할수 있는 라켓도 모두 계약에 의해서 움직여야했다. 그랬던 임석이 호주로 떠나게 되면서 엄마와 스폰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됐을때 이런 사고가 난것이다.
감별소에 입소를 했고. 엄마는 바로 변호사를 고용했지만 변호사는 돈앞에 굴복한다. 엄마조차도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했던 아들의 무죄를 알아내기가 쉽지않자 포기를 해버린다.
감별소 안에서 무죄를 증명할수 없는 무력함을 느끼고.
또 그 안에서의 약육강식의 질서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테니스 유망주 임석의 인생이 끝나버렸다.
블랙독(검은개)이 찾아왔다.
임석은 새로만난 임지석 변호사와 함께 이를 헤쳐나가는데 헤쳐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감별소 생활과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
임석이 옛명성에 걸맞게 테니스로 성공하면서 끝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운을 남김으로써 독자스스로 뒷 이야기를 이어갈수 있도록 결말이 난다.
소설인듯 하지만 사실을 담은듯한 검은개,
주인공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정도로 테니스 실력이 우수했던 이도 제법 성장을 해서 프로가 되었지만 세계대회 64강의 문턱을 넘지못하는 우리나라 테니스계의 모습을 사실로 담아낸것 같아 마음이 적적했다.
또, 진위 여부는 확실치는 않지만 항간에 떠도는 스포츠계의 이면도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스포츠라는게 돈이 많이 필요할것이다. 하지만 재능은 돈이 있는 자만 갖는건 아니다.
오랜시간에 걸쳐 스스로를 찾아가는 임석의 모습에 그가 어떤삶을 선택해도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