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말이죠… -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심상덕 지음, 윤근영 엮음, 이예리 그림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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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말이죠 ... 라는 책을 읽으며, 저는 서울 시내 곳곳을 무척이나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아, 진짜로는 아니구요, 상상속으로요.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서 초중고, 대학교까지 모두 서울에서 다녔기에 이 책속의 지명이 전혀 낯설지 않았거든요.  명동의 다방이야기를 들려주면, 내 머릿속에서는 명동길이 쭉 떠오르고 거기의 어디쯤에 이 곳이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양복점 이야기가 나오면 몇개의 양복점이 쭉 늘어서 있는 거리가 예전에 더 많은 가게가 있었겠구나 하고, 종로구에 우물이 많았다는데 지금은 그 흔적도 상상할수 없는 상가의 거리인것이 아쉽기도 하구요.

이 책은 <#서울야곡> <#부산야곡> 으로 라디오 1세대 작가로,  40년이상 방송작가를 하신 고 심상덕 작가님의 라디오 원고를 며느리 윤근영 님이 발견하셔서 엮은 책이라고 합니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라디오, 그렇기에 서울의 이야기를 이분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시는 분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서울은 예전부터 이 모습으로 도시였을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한강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먹었다고? 신촌에서 자란 무와 배추가 그렇게 맛있었다고? 뚝섬의 미루나무로 나무젓가락을 만들었다니? 나무장사들이 커피를? 청진동해장국집이 맛있는 이유가 된장때문?
등등 재밌는 이야기들에 서울의 다른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염리동의 이야기에서 아빠가  들려주신 이야기가 포개졌습니다. 마포의 친척집에서 학교를 다니셨던 아빠는 뱃나루에 민어가 들어오는 날이면, 생선이 귀한 경기도 백석의 친척집으로 하루꼬박 배달?!을 하셨다고 합니다. 아무리 빨리 가려해도, 당시 교통상황이란...약간 상하긴 해도 원래 맛이 그런가 하고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ㅎㅎ

정감넘치고 맛있는 것이 넘쳐났던, 깨끗하고 볼거리가 많았던 서울! 아니, #옛서울
책을 다 읽고나니, 엄마아빠가 생각납니다. 두분이 기억하시는, 직접 몸으로 겪었던 서울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언뜻, 미니스커트를 입고 명동거리에 있었던 엄마가 그려지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엄마의 생신날, 이 책을 꺼내놓고 온 가족이 옛서울로 시간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그리고, 제가 기억하는 서울의 기억을 차곡차곡 모아서, 나의 아이에게 전해주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명 서울토박이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구매하셔서 읽었음 합니다. 30년전 라디오를 듣고 자란 청취자 분들에게도 더할나위 없는 책이라 추천합니다. 아마, 작가는 몰라도 글을 읽다보면 그당시 성우의 음성이 자연스레 글자들과 녹아서 읽힐것 같습니다. 

날이 풀리면, 이 책들고 가까운 삼청동을 시작으로 가족과 함께 서울 구경을 할까 합니다. 종종 들르는 곳이지만, 옛이야기와 함께 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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