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이상으로 말이 많아지는 이른바 다언증多言症이 도질 때면 경북 예천군에 있는 언총言塚이라는 ‘말 무덤’을 떠올리곤 한다. 달리는 말馬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말言을 파묻는 고분이다.
언총은 한마디로 침묵의 상징이다.
마을이 흉흉한 일에 휩싸일 때마다 여러 문중 사람이 언총에 모여,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으로 시작하는 쓸데없는 말과 "그쪽 걱정돼서 하는 얘기인데요…"처럼 이웃을 함부로 비난하는 말을 한데 모아 구덩이에 파묻었다. 말 장례를 치른 셈인데, 그러면 신기하게도 다툼질과 언쟁이 수그러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