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스쿨러 - 길이 학교고 삶이 텍스트인 아이들의 파란만장 삽질만발 탐구생활, 2009년 청소년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
고글리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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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그때도 지금처럼 하고싶던 것이 하나도 없던 나는 하루하루가 지루했다. 

어쨌거나 시간은 하루 하루 지나가고 그렇게 팔 주에 한 번 오는 창가자리의 시간에 

무심히 창 밖을 향해 정신을 둔 채 나는 생각했다. 

배우고 싶은 것은 없는 학교인데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뭘 배우고 싶어하는 걸까. 교실에 있는 아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앉아 있는 거지? 

여기가 아니라면, 밖에서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아무 것도 안하나 밖에서 뭘 할지 모르고 있으나 결국 같은 거 아니야? 

 

이랬는지 저랬는지 가벼웠었는지 진지했었는지 모를 고민들은 그러나 

흐릿한 내 마음처럼 아무것도 아니게 지나가버렸다. 

 

아니. 거짓말이다. 

학교는 밖에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다. 

나는 내 마음을 믿을 수 없었고, 두려웠고, 그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내가 나는 부끄러웠다. 

  

길은 어디에나 있고 이어져있듯이 

학교도, 교실도, 배움도 단지 그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드스쿨러'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사람들, 고글리의 사람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나간 학교는 아니지만

그것과 다를 것 없는 학교에서,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그들은, 그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학생들과 다르게 

자신이 알고자하는 바가 명확하고, 그러므로 더욱 간절하게 공부를 하고 있는, 

'나는 공부를 못해' 가 아니라 '나는 공부를 잘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어떤 선택도, 행동도 하지 못한 나는 

어느 곳에서든 어떤 결정이든 자신의 결정과 그에 따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 부럽고, 크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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