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라르스 케플러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특히 앞의 절반까지 한 문장으로 설명될 것을 한 장에 걸쳐서 하고 장식적이기만 한 쓸데없는 묘사와 서술이 너무나 많아서 페이지만 늘리고 생동감은 크게 줄여 지루함을 높인다.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인 독자가 스스로 상상이 되게끔 하는 게 아닌 하나부터 백까지 모두 다 머릿속에 주입시켜주는 식. 표지에 600만부 팔렸단 것도 이 책만이 아닌 작가의 모든 책들을 다 합해서 600만부 팔렸단 거였음. 매우 사기당한 기분이 드는 책. 읽기 싫지만 돈 아깝고 그래서 그냥 읽다가 절반지나서는 숨통 트이듯 갑자기 재밌어져 끝까지 읽었다. 괜히 잔인하고 괜히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소설의 어두움을 한층 높이지만 절대 재미나 감동은 없는.. 페이지 수 자체도 많지만 한 페이지에 글자 수가 많아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스타일이 현저히 달라질 거라 전혀 기대 안 되었기 때문에 절반을 읽고 못 읽겠다 하고 그만 읽으려 했다.
그런데 특이하게 필명 라르스 케플러는 부부가 공동 저술을 하는데 아마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앞에 절반은 한 명이 쓰고 다른 한명이 뒤에 절반을 쓴 것처럼 앞에서의 모든 점이 뒤에서는 크게 달라진다. 앞 절반에선 불필요하고 속도감이 전혀 없어 질질 끌고 묘사표현이 많이 한정돼 있다는 느낌을 매우 받았다면(매우 지루하고 장식적인) 뒤 절반에선 딱딱 필요한 거를 시원스럽게 풀어나가는 현대소설의 장점이 드디어 나타난다. 그냥 한마디로 절반까진 엄청 재미없다가 인내심을 갖고 절반까지 읽으면 뒤는 엄청 재밌다. 아직 이 책을 안 읽은 사람한텐 추천하진 않지만 이미 샀다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중간까지 참고 읽어보라고 하고 싶음.. 반전이 너무나 재밌어서.. 하지만 그래도 사서 읽으라 하고 싶진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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