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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다 ㅣ 그림책이 참 좋아 56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은 동물에 대한 책을 많이 소개하게 되네요.
오늘 소개할 책은 <구름빵>, <알사탕>, <장수탕 선녀님>, <이상한 손님> 등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님의 신간인 <나는 개다>입니다.
<알사탕>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고 내용면에서도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인데요.
그림책 마니아 라면.. <나는 개다>는 표지를 보고 모두 다 알더라고요.
바로 <알사탕>에서 동동이네 집에서 키우는 그 구슬이라는 것을요.
<나는 개다>는 <알사탕>의 이제 너무 늙어서 따라다니기 힘들다던
그 구슬이가 팔팔했던 시절의 이야기랍니다.
동네 개들의 왕엄마 격인 방울이의 넷째로 태어난 구슬이는 동동이네로 보내졌대요.
말이 넷째이지 방울이는 해마다 새끼를 엄청나게 낳아서 사실 몇째인지 방울이도 모를 것 같아요.
제각각의 개성을 뽐내는 방울이네 족보를 보면 왜 아빠가 빠져 있는지 알 것도 같죠?
<알사탕> 속 사랑해 사랑해를 속으로 조아리던 아빠, 풍선껌이 터질 때 들리던 목소리의 주인공인 할머니,
그리고 아기 티 풀풀 나는 동동이와 구슬이는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구슬이의 일상은 보통 가정집 강아지들과 비슷합니다.
밤이면 가족 일지도 모르는 동네 개들과 하울링을 주고받고..
(이때 "구슬이 조용!"이라고 말하는 아빠의 꾸짖음도
인간의 이상한 하울링이라고 생각하는 구슬이와 그 표정이 너무 귀여워요. )
가족들이 외출하고 나면 한없이 기다리다 주변의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기도 하고,
산책을 무척이나 좋아하지요.
드디어 할머니와 산책을 합니다.
<알사탕> 속 구슬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팔팔한 왕년의 구슬이,
어찌나 빠르고 힘이 센지 마지 할머니가 구슬이에게 거의 끌려가고 있어요.
산책을 하다 보면 즐거운 일이 참 많습니다.
고양이와 새를 쫓는 것도 신나고, 동네 강아지의 마킹 흔적을 보며 반가워하죠~
슈퍼집을 지나갈 때면 어라? 방울이도 있는데요..
어라? 저건!? 하면서 멈춰 서는 구슬이 표정, 저 눈망울 어쩌면 좋아요~~
오랜만에 엄마를 보고 울컥한 거라 생각했지만..
땡!
이유는 방울이 뒤로 지나가는 노란 것 때문이죠~
"동동이다!"
네! 사실 방울이는 동동이를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나아가 동동이를 지켜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 꽤나 충성스러운 강아지이기도 합니다.
어엿한 다섯 살인데도 울보에 떼쟁이에 달리기도 서툴러 넘어지기 일쑤이고,
아직도 똥오줌을 못 가려 가끔씩 잠자리에 실수도 하는 조금 손이 많이 가는 아이이거든요.
그런데 동동이가 아닌 구슬이가 너무 큰 실수를 하고 맙니다.
"아이고, 배야~~ 끙!"
결국 그날 밤은 베란다 신세가 됩니다.
눈치 또한 빨라서 하울링 하는 대신 작은 소리로 우는 구슬이.. 그렇게 밤을 지새우려는데요.
동동이가 빼꼼하고 나왔어요.
마지막 장면은 스포가 되기도 하고.. 직접 책으로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뺐어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눈물 나고..
그러면서 <알사탕>에서 짧지만 서로 나눴던 대화도 막 생각나고..
가슴부터 코까지 찡~ 해졌어요.
<알사탕>은 저희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책이어서 <나는 개다>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사실 백희나 작가님의 그림책은 모두 다 좋아하긴 해요.)
큰 아이도 좋아하지만 감정 표현 풍부한 작은 아이가 완전 빵빵 터지면서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큰 아이는 이제 컸다고
저랑 좀 비슷하게 구슬이와 동동이의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같이 느끼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나 - "왜 동동이가 구술이한테 갔을까?"
작은 아이 - "음.. 그냥 잠이 안와서~"
큰 아이 - "구슬이가 매일 옆에서 같이 잤는데 없으니가 허전한 거지."
전 사실 읽어주면서 동동이가 구슬이 혼 나서 밖에서 자니 불쌍해서 그랬구나 생각했는데..
어린 동동이 입장에서 얼마나 허전했을까 싶더라고요.
포근하고 따뜻하기까지 한 녀석이 매일 밤 같이 있다가 없으니 말이죠!
할머니도 있고 아빠도 있지만 엄마의 빈 자리를 구슬이가 채워주고 지켜주지 않았을까요.
유쾌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때론 애잔한 구슬이와 동동이 가족의 이야기..
나중에 아빠의 이야기도 할머니의 이야기도 있다면 듣고 싶어지네요.
이렇게 책 읽는 곰, 백희나 작가님의 <나는 개다> 서평 마치고요.
멋진 책 선물 주신 우리아이책카페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