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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는 목욕이 필요해요! ㅣ 모 윌렘스의 비둘기 시리즈
모 윌렘스 글.그림, 장선영 옮김 / 살림어린이 / 2014년 10월
평점 :
사실 저희 아이는 물놀이를 참 좋아해서 목욕하는 것도 꽤 즐기는
편이에요.
그런데 추운 겨울만 되면 씻는 것 싫어해요.
아무리 따뜻한 물로 씻어도 온몸을 감싸는 차가운 기운이
싫은거죠.
하지만 전 잠들기 전엔 무조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씻어야 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아이와 실랑이 하며 샤워를 시켜요.
그리고 지금 바로 그 실랑이를 해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네요~
그래서 모 웰렘스의 새로운 비둘기 이야기인 <비둘기는
목욕이 필요해요!>을 읽어보았어요~
저희 아이처럼 씻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같은 입장인
비둘기를 통해 목욕은 즐거운 것이란 것을 알려주는책이랍니다.

대체 얼마나 안 씻엇는지 엄청나게 꼬질꼬질한 비둘기가
있어요.
비둘기의 목욕을 도와달라는 아저씨의 말에 비둘기는 "그건 생각의
차이에요."라고 말하네요.

진짜로 목욕이 필요하지 않다는 비둘기는 아마도 한달 전 한번 목욕을
했다며 목욕을 거부하지요.

그러면서 '깨끗하다',
'더럽다'는 그저 단어일 뿐이라는 비둘기..
5살 아이에게 그런 말들이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저희 아이 이런 표현이 인상적이었는지 기억했다가
장난감을 당장 치우라는 제 잔소리에 "'정리한다' 어지러졌다'
그건 그냥 단어일뿐이잖아요?" 하더라구요.
아이가 하는 말이 웃기기도 하고 어이도 없었지만
아직 '단어'라는 의미를 잘 모를텐데, 그 어휘를 쓰는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을 볼 때마다
참 어려서부터 책을 읽히는게 달달달 공부시키는 것보다 중요하구나
싶었어요

파리들이 꼬이고~
그 파리들이 냄새가 난다며 구역질하며 도망갈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요.

결국 목욕을하기로 마음먹지만..
물이 너무 뜨겁다, 차갑다, 미지근하다, 축축하다, 장난감이
적다, 장난감이 많다, 너무 깊다..
툴툴대며 목욕을 미루는 비둘기의 모습이 저희 아이의 모습과
닮았더라구요.
아마 이 장면 재미있게 보면서 자신을 떠올리고 느끼는 바가
있겠죠?

그렇게 온갖 핑계를 대더니
마침내 정말 첨벙첨벙 허우적거리며 요란하게 욕조에 들어갑니다~

욕조에 들어간 지 열시간이 지났는데, 비둘기는 여전히 욕조에
있어하고 싶어하네요~
비둘기의 마음이 바뀐 이유는 뭘까요?

그렇게 목욕을 거부하던 비둘기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온갖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목욕을 즐겼던
거지요~.
앞으로 아이와 씻자고 실랑이 하기 전에 <비둘기는 목욕이
필요해요!>를 읽고
비둘기가 그랬듯이 즐거운 놀이를 하며 씻자고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려고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책은 아이들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단어들
- 차이, 단어, 인생, 낭비 등 - 이 등장하지만,
귀여운 캐릭터와 공감가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는 그 단어의 의미를 생각하고 어떻게 언제 사용하는지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것 같아요.
자신과 같은 상황에 공감하고 해결 방법을 즐겁게 배워가는
<비둘기는 목욕이
필요해요!> 서평은 이렇게 마치고요,
좋은 책 만들어주신 살림어린이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