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자 볶자 콩 볶자 비룡소 창작그림책 2
소중애 지음, 차정인 그림 / 비룡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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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 어린이 집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중 하나가 우리 전통 문화교육이랍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세시풍속 행사를 치르며 옛 사람들의 지혜를 배우곤 하죠.

올해에는 정월대보름엔 부럼을 깨먹고 오곡밥을 지어 복을 빌었고,

삼짇날에는 화전을 부쳐 먹으며 봄을 맞이하였고,

단오절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수리취떡을 만들어먹으며 나쁜 기운을 물리쳤으며,

유두절에는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고 머리를 감고 유두구슬 팔찌를 만들어 여름을 시원하게 맞이하고자 하였지요.

비룡소의 신간 <볶자 볶자 콩 볶자>는 바람님 오고 간다는 음력 2월 초하룻날인

영등날에 콩을 볶아 먹는 세시풍속을 재미있게 담은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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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온 세상을 꽁꽁 얼어붙게 했던 차가운 겨울바람인 북풍이 바람골 마을을 떠나고 봄이 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 새싹이 나오고, 나무는 꽃망울을 터트렸고,

사람들은 두터운 겨울옷을 벗어던졌고, 아이들은 들로 산으로 뛰어다녔습니다.

하지만 뒷산 꼬부랑 할머니만은 옷을 갈아입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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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딸에 내려온다는 음력 2월 초하루가 되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잔가지 하나 움직이지 않고 조용한 날이었습니다.

순간 심술쟁이 변덕쟁이 봄바람이 우우잉! 거리며 말썽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나무의 잔가지가 흔들흔들, 굵은 가지가 출렁출렁하더니, 흙먼지를 일으켰습니다.

  큰일이야, 큰일. 2월 초하룻날 바람이 세게 불면 농사를 망치는데..”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심술궂은 봄바람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비법을 알려줍니다.

조심조심 마을로 내려간 아이들은 어른들께 할머니의 비법을 소곤소곤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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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 사람들과 할머니도 가마솥에 콩을 안치고 아궁이에 불을 땠어요.

그리고 콩을 볶기 시작 했어요

볶자 볶자 콩 볶자. 볶자 볶자 콩 볶자.” “ 볶자 볶자 콩 볶자. 달달달달 콩 볶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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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콩이 탁탁탁!! 튀기 시작하더니 그 소리가 모여 쾅쾅쾅!! 천둥소리가 되었어요.

콩 볶는 소리에 깜짝 놀란 봄바람은 더욱 심술을 부렸지만 온 마을에서 콩 볶는 소리에 결국 기운이 쫙 빠졌지요.

게다가 볶아진 콩 냄새는 얼마나 고소한지 마음도 약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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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봄바람은 할머니께 가서 심술과 변덕을 부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곤 콩 한 주먹 얻어 우드득거리며 맛있게 먹었지요.

그리고 비로소 할머니도 두터운 겨울옷 벗고 고운 봄옷으로 갈아 입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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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변덕쟁이 봄바람의 말썽을 그치게 하고 비로소 따듯한 봄을 맞이하는 이야기..

음력 2월 초하루라면 양력 3월 초 즘이죠.

추위 많이 타는 저에겐 이때의 꽃샘추위가 정말 정말 무서운데요.

이럴 때 일수록 움츠러들지 말고 아이와 함께 콩을 볶으며 심술궂은 봄바람 물리치도록 해야겠어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바람을 의인화하여

심술을 부리거나 고소한 콩 냄새에 마음을 흔들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

또한 감칠맛 나는 의성어, 의태어가 풍부해서 우이잉우이잉”, “우드득우드득등 아이도 재미있게 따라하지요.

새싹, 벚꽃, 산토끼 등 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림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초가집과 창호문, 아궁이와 가마솥 등 시골 풍경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합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오늘이 몇 월 며칠 무슨 요일인지,

내 생일이 언제고 결혼기념일이 언제인지 생각도 못하고 지나갈 때가 많은데,

세시풍속은 부모세대인 우리에게도 익숙하지 않아서 더욱 놓치고 지나가게 되는 것 싶네요.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세시풍속에 관한 이야기책 한두 권 있다면

적어도 몇몇 세시풍속 잊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우리문화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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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난주 초복 이었죠?

그날 저희 동네엔 비가 참 많이 왔는데, 복날의 비를 농사비라 하여 복날에 비가 오면 그해에 풍년이 든다고 하네요.

마른 가뭄이라 농사짓는 분들 시름이 많으신데, 그날의 비가 모든 시름 다 몰고 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우리의 세시풍속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주신 비룡소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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