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2월

잊을만 하면 계속 출간되고 있는 세나북스의 일본 시리즈는 이제 다음 편은 언제 어떤 주제로 나올지 기대하게 만든다. 두꺼운 분량이나 사진은 많이 없어도 (심지어 흑백사진이지만) 직접 경험한 일본에 대해 써내려간 이야기는 더 와 닿을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전문적인 학식보다 실제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들이 주는 진정성? 같은 것들이 느껴져서 나는 세나북스의 일본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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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보면 제목이 얼마나 내용에 충실히 부합하게 지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하나하나의 주제도 그렇거니와 sns에 포스팅하면서 실제로 해시태그 했을 것 같은 키워드들이 소주제 밑에 나열되어 있다. 시대를 잘 반영한 영리한 시도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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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 편에 나온 부분인데 오키나와에서 택시 기사님이 4시간 안에 관광지 세 군데를 돌자던 관광객에게 그렇게 하려면 기사에겐 과속의 위험이 관광객에게는 여행이 만족스럽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거절했다는 이야기다. 일을 빡빡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와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일할 수 있는 환경.... 정말 여기에 깊이 공감했다. 더 빨리 더 많이 벌지 않으면 일상의 삶에 변화가 찾아오는 환경에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여유이다. (ㅜㅜ) 물론 그런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장인정신을 지킨다면이야 그 가치가 더욱 빛나겠으나 그 이전에 이런 아름다운 세팅이 되어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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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반에 걸쳐 종종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가 정작 거기 있을 땐 몰랐는데 한국 와 보니 대단한 거였다... 유명한 곳을 지척에 두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채 돌아왔다.. 등의 후회섞인 말이었는데 이 부분도 정말 공감이 갔다. 세계적인 스키장을 지척에 두고 한 번도 못간 채 1년 교환학생을 마친 나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싶은 반가움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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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닿는 것, 주변, 일상... 이런 것들의 소중함은 왜 늘 잃고 나서야 뒤늦게 깨닫게 되는건지... 여행을 할 때는 후회없는 시간을 만들려고 바득바득 작은 동네 어귀까지 정보를 물색하여 찾아가면서 말이다. 지금의 일상에서 놓치는 건 없는지 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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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 책을 읽으니 애써 덮어두었던 일본여행에 대한 욕구가 고개를 슬며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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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가지 알찬 정보들을 실속있게 담아낸 책을 읽어 뿌듯했고 벌써부터 다음편은 뭐가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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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슬기로운 검사생활

슬기로운 검사생활
뚝검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2월

슬기로운 검사생활.

또다른 "슬기로운" 시리즈의 탄생인가? 부디 이름값을 해야할텐데.... 하며 조심스레 책장을 펼쳤다. 영화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뚝심있는 검사가 되고자 뚝검이란 별명을 스스로 붙린인 세상 인간적인 검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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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 시간 사람 없는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읽기 딱이었다. 검린이를 연상케 하는 표지 그림은 정말이지 이 책과 찰떡이었고 딱딱한 다큐같은 책이 아니라 사건을 중심으로 에세이 처럼 다가오는 책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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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로나 봤지 실제 검사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거부감이나 큰 장벽 없이 검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초임검사 시절의 이야기(검사생활 정보 가득), 사연 없는 무덤 없듯이 스토리 없는 사건도 있을 수 없는 각종 사건사고들, 흑과 백으로 딱 떨어지지만은 않는 사건들, 그리고 다시 한번 검사생활 이야기. 실제 사건들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니 지루할 틈이 없이 읽어내려갔다. 그 와중에 인간이자 검사로서의 저자의 고민들이 느껴져서 아...검사는 이런 고민을 하겠구나 이런 점이 어렵겠구나 이런 일을 하는구나 하고 생생하게 느끼고 같이 고민해보게 됐다. 매스컴에서 보는 검사는 딱딱하고 무섭고 어려운 말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세상 따뜻하고 인간적일 수도 있구나 그러면서도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라 참 힘들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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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검의 상세하고 쉬운 초보자 맞춤형 설명으로 생각없이 흘려들었던 용어나 정보들도 제대로 알게 됐다. 아무도 들려주지 않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더 귀가 솔깃해졌다. 궁금하다고 느꼈던 적 없는 일에 괜히 더 관심이 생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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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어려워 사기치다 걸려들어온 사람이 변제를 못해 합의를 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자 사비로 10만원을 채워주며 합의하게끔 도와줬더니 결국 다시걸려들어오게 되더라는 사건에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마약사범이 출옥하자마자 다시 마약에 손대는 그 충격적인 장면이 떠올랐다. 이토록 끊기 어려운 것인가보다. ㅜㅜ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죄를 짓는 이 또한 사람이고 그 사람의 의지와 행동에 책임이 따르는 것 또한 명백하기에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정하는 검사는 참 매일매일 날카로운 날 위에 서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을 뚝심있게 걸어가는 뚝검같은 검사가 있어 세상이 조금은 더 살만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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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반짝이지 않아도 사랑이 된다

반짝이지 않아도 사랑이 된다
나민애 지음 / &(앤드) / 2022년 2월

제목부터 쓰담쓰담 위로를 받게 되는 책.

빛나라고 반짝이라고 네 목소리를 내라고 두드러지라고 이기라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거고 잊혀질 거고 도태된다고 외치는 세상 속에서 그렇지 않다고, 그렇지 않을지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는 건 (책이라 해도) 썩 괜찮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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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작가는 경계하고 부담스러워할지도 모를 일이나 개인적으로 그녀의 아버지, 나태주 시인을 참 좋아한다. 한참 라디오를 들을 때 좋아하던 방송에서 책 읽어주는 코너가 있었는데 거기 자주 언급되는 단골시인이 바로 나태주 시인이었다. 방송을 타고 유명해지기 전이었으니 나름 초기 팬(?)이었으리라 생각된다. ^^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 하여 더 책이 궁금해진 것도 사실 있었다. 어떤 부분에선 맥을 같이 할 것이고 어떤 부분에선 다른 결을 보이겠지 싶어 그 점이 몹시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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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열자마자 이 손글씨 감성에 마음 한 켠을 내주었다. 기교 많은 작가의 싸인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정직하게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귀와 이름이 오히려 더 울림이 있었달까. 제대로 책을 읽기도 전에 선 토닥임을 받으니 왠지 하루종일 밖에서 비맞고 들어와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마음이 푸르르 녹아버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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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연배를 살아내고 있어서인지 아님 어쩌면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인지 담담하게 읽어내려가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내려놓으면 죽을듯이 아득바득 지켜내던 젊은 날의 그것들도 사실 그정도(?)로 이를 물어가며 손에 잡고 있을 것들은 아니었다는 거라거나 실패(라고 생각한 것들)를 통해서도 얻어지고 배워지는 게 있다거나 하는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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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시인으로 오해를 많이 받곤 하나 실은 시평론가다. 수많은 시들을 읽고 느끼고 분석하는 사람. 힘들 때 이미 나보다 앞서 이 일을 겪고 아파하고 이겨낸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시를 통해 그 과정을 들여다보게 했다는 것. 이 부분도 공감이 갔다. 그런 면에서 자의든 타의든 시를 읽어야 사는(?) 저자는 어떻게 보면 참 행복하겠다 싶기도 했다. ^^



남들의 판단하는 시선과 말들을 어느덧 내가 스스로에게 하며 나 자신을 괴롭힐 때 "그래도 괜찮아, 아니면 어때, 틀린 거 아니야, 그래도 너는 빛나..." 하고 끊임없이 나를 다독이며 일으켜세워줄, 힘든 날 듣고 싶은 녹음기 같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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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