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지 않아도 사랑이 된다
나민애 지음 / &(앤드)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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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쓰담쓰담 위로를 받게 되는 책.

빛나라고 반짝이라고 네 목소리를 내라고 두드러지라고 이기라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거고 잊혀질 거고 도태된다고 외치는 세상 속에서 그렇지 않다고, 그렇지 않을지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는 건 (책이라 해도) 썩 괜찮은 일일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경계하고 부담스러워할지도 모를 일이나 개인적으로 그녀의 아버지, 나태주 시인을 참 좋아한다. 한참 라디오를 들을 때 좋아하던 방송에서 책 읽어주는 코너가 있었는데 거기 자주 언급되는 단골시인이 바로 나태주 시인이었다. 방송을 타고 유명해지기 전이었으니 나름 초기 팬(?)이었으리라 생각된다. ^^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 하여 더 책이 궁금해진 것도 사실 있었다. 어떤 부분에선 맥을 같이 할 것이고 어떤 부분에선 다른 결을 보이겠지 싶어 그 점이 몹시 기대되었다.







표지를 열자마자 이 손글씨 감성에 마음 한 켠을 내주었다. 기교 많은 작가의 싸인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정직하게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귀와 이름이 오히려 더 울림이 있었달까. 제대로 책을 읽기도 전에 선 토닥임을 받으니 왠지 하루종일 밖에서 비맞고 들어와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마음이 푸르르 녹아버리는 것이었다.







비슷한 연배를 살아내고 있어서인지 아님 어쩌면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인지 담담하게 읽어내려가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내려놓으면 죽을듯이 아득바득 지켜내던 젊은 날의 그것들도 사실 그정도(?)로 이를 물어가며 손에 잡고 있을 것들은 아니었다는 거라거나 실패(라고 생각한 것들)를 통해서도 얻어지고 배워지는 게 있다거나 하는 것들. ^^





저자는 시인으로 오해를 많이 받곤 하나 실은 시평론가다. 수많은 시들을 읽고 느끼고 분석하는 사람. 힘들 때 이미 나보다 앞서 이 일을 겪고 아파하고 이겨낸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시를 통해 그 과정을 들여다보게 했다는 것. 이 부분도 공감이 갔다. 그런 면에서 자의든 타의든 시를 읽어야 사는(?) 저자는 어떻게 보면 참 행복하겠다 싶기도 했다. ^^



남들의 판단하는 시선과 말들을 어느덧 내가 스스로에게 하며 나 자신을 괴롭힐 때 "그래도 괜찮아, 아니면 어때, 틀린 거 아니야, 그래도 너는 빛나..." 하고 끊임없이 나를 다독이며 일으켜세워줄, 힘든 날 듣고 싶은 녹음기 같은 책이다. ^^





이 글은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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