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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기억
전민식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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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집착의 끝이

어디까지일까요.우리는 그것을 예술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 최종 목표가 미,

그것도 절대적인 아름다움이라면 이미

그것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무엇일

지도 모릅니다. 그 형이상학적인 세계로

진입하고자 광기라는 이름의 악마를

이용하지만 그것을 견뎌내기엔 인간이란

존재는 그리 강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

끝에는 자기파멸을 맞게 됩니다.

 

 

예술이란 것이 결과가 나오기 위해 인간의

정신과 감정을 있는대로 다 쥐어짜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

가운데 머리 속 잡념까지도 증폭

된다는 거겠죠.   물론 인간인 이상임에야 

잡념 하나쯤 없지도 않겠지만,

이것을 예술가들은 순수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방해가 되는 무엇으로 규정합

니다. 부정한 것으로 간주하지요. 예술을

위해 고뇌하고 작품과 사투를 벌이기에도

죽을 것 같은데, 잡념까지도 괴롭힙니다.

흔히 그렇듯 그 원인은 돈과 사랑 그리고

집착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하여 작품은 만들어집니다. 고된 과정을

거쳐 부정한 상념들을 이겨내고 오롯이

예술혼과 미를 담아 하나의 명작이 됩니다.

작품의 탄생을 통해 예술가는 자기 자신과의

화해를 시도합니다. 그런데 이 화해가 별로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극기의 시간

속에서 예술가가 이미 보살이 되어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력을 가지거나 혹은 이미 

광기가 자신을 집어삼켜 버린 후라 그렇습니다.

 

 

오직 예술만 하고 싶은데 발목을 잡는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뜩이나 작업이 잘

안되는것도 죽을 지경인데 나를 힘들게 하는

다른 것들이 너무 많네요. 그런 것들중에서도

갑 중의 갑이 바로 인간의 욕망입니다. 결국

이게 다 부덕한 인간의 문제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종쟁이, 종을 만드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불의 기억> 입니다.

 

 

 

불의 기억

작가
전민식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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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을 만드는 두 친구가 있습니다. 종을

만드는 철학도 품성도 다르지만 목표는

같습니다. 아름다운 모양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을 만드는거죠. 둘이서 같이

큰 종을 만들었지만 그들이 원하는 종을

얻는 데에는 실패하고 이들의 사이가

틀어집니다. 한 친구는 자신의 부인을

살해하는 사건을 저지르고 다른 한 친구는

혼자서 다시한번 큰 종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부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쳐가는 노력와 함께, 완벽한 종을

만들고자 하는 종쟁이들의 광기가 책을

지배합니다.

 

 

이 책은 스릴러라는 측면과 예술혼을

그린 소설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다 매우 재미있습니다. 솔직히

스릴러 소설에 예술혼이라는 소재를

섞은 것인지, 아니면 예술혼을 그린

소설에 살인이란 소재를 섞은 것인지

애매모호합니다만, 중요한 것은 그

어느 쪽을 생각해도 멋진 소설이며

책읽기가 즐겁다는 거죠.

 

 

예술혼은 언제나 좋은 작품들의

소재가 되어 왔습니다. 서편제가

그렇고, 취화선이 그렇고 블랙

스완이 그렇죠. 달과 6펜스도 있구요 

오르가니스트도 있습니다. 화가

나 음악가의 생애를 그리는 작품들

역시 그러한 경우가 많습니다.

 

 

서편제

감독
임권택
출연
김명곤, 오정해, 김규철
개봉
199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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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

감독
임권택
출연
최민식
개봉
200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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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나탈리 포트만, 뱅상 카셀, 밀라 쿠니스
개봉
201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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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
출판
민음사
발매
200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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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니스트

작가
로버트 슈나이더
출판
북스토리
발매
200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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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키아

감독
줄리앙 슈나벨
출연
데이빗 보위, 데니스 호퍼, 게리 올드만, 제프리 라이트
개봉
199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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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광기라는 불가분같은 소재가

사람들을 매혹시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비이성의 세계에

문을 두드리는 그 무엇 이기 때문

이겠죠. 독자는 창작의 고통과

시련에 격하게 공감하면서도

끝내 탄생하고야 마는 작품에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게 느낄 줄 안다는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일거니까요.  

 

 

아,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진실을

알게되면서 솟구치는 화를 참기 힘든

점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화를 내면

작가에게 지는 겁니다. 어찌 이러시는

겁니까 전민식 작가님? ㅡ_ㅡ;;

작가의 프로필에 대필작가라는 이력이

좀 이채롭습니다. 이제는 남의 작품

쓰지 마시고 작가님 작품 좀 더 내어

주셨으면 합니다. 학수고대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독자도 좀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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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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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 있는 소설

 

산이 울리는 걸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도

아직 그런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평생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근데

만약 산이 울리면 어떨까요? 확실한 건

그 울림을 많은 이들이 듣고 느낄거란

점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확실히 많은

이들이 느낄 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
출판
현대문학
발매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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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이야기는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여동생이 다른 집으로

입양을 간 후 오빠는 평생을 잊지 않고

여동생을 그리워합니다. 시간이 흐른 후

그들은 재회하지만 이미 오빠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버린 후입니다. 오빠와 여동생이

메인스토리를 이루는 가운데 그들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다른 인물의

삶도 함께 그려집니다. 그들이 살았던

시공간을 따라 이야기는 아프간의 역사와

세계 이곳저곳으로 확장됩니다.

 

 

 

독자를 압도하는 제 1장!

 

책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시작되는

아버지의 악마 이야기는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 이야기 자체도

매우 충격적이지만, 독자는 곧 이야기가

단지 상상의 것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불안과

슬픔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됩니다.

이미 악마가 지붕을 두드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해 준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는 독자는 해피 엔딩의 탈을

쓴 새드 엔딩을 떠올리면서 - 보기에

따라서는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

어떤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모두 울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여동생을  

돌본건 오빠였습니다. 오빠가 바로

엄마의 자리를 대신한거죠. 그렇게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의 상실에서

오는 슬픔과 고통에 우리는 얼마든지

쉽게 그리고 완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야기는 바로 울림이 되어

독자를 울립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오빠와 여동생의

이야기만으로 끝나진 않습니다. 

그들의 가족, 친지들, 그들의

사연에 관련되는 많은 이들의 삶과

사연을 작가는 여러개의 에피소드처럼

그려냅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서로

어느 접접에서 만나서는 이제 다같이

앙상블을 만들어 냅니다. 여러 울림이

모이면서 그 크기는 더 커집니다.

 

그리고 그 울림을 조용히 듣고 있는, 그저

묵묵히 받아주고 있었던 아프가니스탄의

대지와 산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이 땅의

역사와 사람들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던

아프간의 땅과 산이, 받아들였던 그 많은

울림들을 다시 밖으로 토해냅니다. 

그 낮고 작고 슬픈 울림은 멀리 퍼집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울립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

 

 

이 책의 제목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이

소설의 가장 마지막 문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거죠. 그 일이

끝난 후, 그의 생이 끝난 후, 그제서야

그리고 산이 울렸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그 땅의 모든 것을 보듬어 안고서 굽어볼

수 있는 산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아주 특별한 느낌의 소설은 아니었으나

할레드 호세이니가 왜 베스트셀러 메이커

인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에게 쓰러뜨리는 한방있는 스토리는

아니더라도 일단 독자를 잡고 계속해서

흔들줄 아는 이야기를 쓸 줄 안다는 것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점에 대한 반증

이겠지요. 그리고 책 전체에 흐르고 있는

슬픔과 그리움과 애잔함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보이는 작가의 감성어린 섬세한 터치는

그런 점을 더 빛나게 해요.

   

570페이지 가량의 그리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었지만 읽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소설의 밀도(?)가 높지는

않은 덕에 눈을 부릅뜨고 완전 집중해서

읽어야 했던 건 아니라서 페이지를 넘기는

데에는 어렵지 않았던 것 같네요.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신작이라 그런지

한창 광고도 여기저기서 보이네요.

 

그리고 번역하신 왕은철님! 이분께서

번역하셨던 테이아 오브레트의 <호랑이의

아내>도 재미있게 읽었죠.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호랑이의 아내> 테이아 오브레트 감상 링크 :  

http://blog.naver.com/opusdog/130171620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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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밟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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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요? 괴물이요? 

 

귀신 얘기 좋아하세요? 텔레비전에서  

방영해주던 전설의 고향 챙겨보는거

좋아하셨나요? 미드 엑스파일은 어때요?

아니면 슈퍼내츄럴이나 프린지 같은건요?

뭔가 알 수 없는게 나오는건 미드 로스트

에서도 그랬죠.  

 

전설의 고향 - 2009년 시리즈

연출
이민홍, 김정민, 홍석구, 문영진, 이응복, ...
출연
김지석, 이영은, 김홍표, 김예원, 하미혜, 허현호, 정혜원, 곽승남, 윤영배, 정겨운, 김...
방송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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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내추럴 시즌7

연출
필립 스그리시아, 가이 노먼 비, 젠슨 애클...
출연
제러드 파달렉키, 젠슨 애클스
방송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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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파일 - TV시리즈

연출
클리프 볼, 롭 보우먼, 크리스 카터, 짐 찰...
출연
데이비드 듀코브니, 질리언 앤더슨
방송
199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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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

연출
브래드 앤더슨, 프레드 토이, 죠 채펠리, 아...
출연
안나 토브, 조슈아 잭슨, 랜스 레드딕, 블레어 브라운, 제시카 니콜, 존 노블
방송
2008 미국,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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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는 어때요? 물론 도깨비들과

귀신들이 꽤 귀엽게 그려져서 인기도

많았잖아요. 일본 기담이나 괴담 같은건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뭔가 새롭고 신비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운데 좀 으스스하고

오싹해서 혼자있거나 밤에 생각나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개봉
2001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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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밟기  

 

왜 이렇게 우리는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보이는 걸까요. 한편으로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 역시 호기심과 붙어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무서우면서도 재미있다는

거죠. 무섭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거겠죠. 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쓴 지는 5년도 넘었을텐데

한국땅에서 번역본으로 출간된건 13년 7월

19일 입니다. 오늘이 7월 23이니 아주 따끈따끈한

책이네요. 이 책은 바로 일본 귀신 이야기

입니다. 에도 시대의 기담 모음집이죠. 

 

 

 

그림자밟기

작가
미야베 미유키
출판
북스피어
발매
20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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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가지 이야기, 독자는 즐겁다 

 

총 여섯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이 책, 기담이나

귀신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매우 좋아할

듯 합니다. 저 역시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디서

떠도는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머리속에서 창조된 것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책 속의 기이한 존재들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신통력을 지닌 그림, 그림자만 이승에 남은 망자,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상상하기도 힘든 형태의

괴물, 서로의 혼을 바꾸는 빙의술, 백년묵은 고양이

같은 것들을 정말 그럴싸하면서도 디테일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는 역시 미야베 미유키다! 라는 감탄이 나오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이런 초자연적고

미스터리한 존재가 아주 멋드러지게 그려진다는  

점에서 일단 이 소설은 높은 점수를 따고 들어갑니다.

 

 

 

문제는 결국 사람 

 

그러나 작가의 시선이 그 귀신과 괴물에만

집중되어 느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사건에

관련된 이들의 사연과 등장인물에 대한

세삼한 묘사를 통해 '사람' 에게 더 초첨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야기 속의 초자연적인

존재는 스스로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시기와 질투, 욕망과 광기, 기구한

운명, 폭력이 만들어낸 비극, 때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장난이나 따뜻한 온정에서

태어난 것들입니다. 결국 이 모든 일들이

그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사람' 이

있다는 거죠. 사람이 저지른 것들입니다.

 

 

 

사람을 향합니다 

 

특히 이 책이 마음에 드는게 있다면, 이야기들

마다 마무리가 참 '훈훈하다' 라는 점일 겁니다.

비틀어지고 왜곡된 것들을 바로잡으며 일침을

가하고, 슬픈 운명과 비극 속에서 희생된 자들을

거두고 위로합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볼 때, 이 역시 책 전체에 스며있는

작가의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분명히 느끼게

해 주고 있습니다.

 

 

 

비오는 새벽에 읽기에는...

 

물론 집에 사람은 있었지만, 새벽 시간이라 모두

자고 있었죠. 어제처럼 비가 엄청 쏟아지는 새벽에

스탠드 조명만 켜 놓고 읽기에는 좀 무서웠던

책이었습니다. 오싹함보다 재미의 크기가 더

컸기에 끝까지 읽었던 거지 그렇지 않았으면

책장 덮고 그냥 잤을 겁니다. 자면서 책 속의

괴물들이 나오는 악몽까지 꿨을지도 모르죠.  

저 은근 겁도 많고 소심합니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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