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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언젠가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곤 한다. 중학교 시절 난 그런 생각들을 처음으로 한 거 같다. 과학시간 지구의 생성원리 그리고 태양계... 그 보다 더 큰 은하계... 인간의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대우주에 대해 배우면서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가 하는 생각하면서 그런 생각을 가졌던 거 같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궁금증들을 이 삶을 먼저 살다간 선인들의 글이나 사상들을 통해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하다. 하지만 난 아무런 노력 없이 자신만의 생각으로 풀리지 않는 물음 앞에 답을 하려고 하고 있었던 거 같다.
난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옛 친구를 만난 듯 우선 반가웠고 오랜 시간 동안 혼자서 고민하던 일을 해결 해줄 거 같은 기대감에 휩싸이곤 했다. 저자 현각 스님은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한 후 소위 속세에서 말하는 보장된 미래를 뒤로한 채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화계사 스님이 되신 분이다. 현각 스님의 진정한 진리탐구에 대한 열정을 한편으로 이해는 가지만 현각 스님의 입장에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 거라 생각한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저자 현각 스님은 일반적인 사람보다 인간으로써의 능력, 사회적 지위, 경제력 등등 우월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꺼라 생각한다. 그러한 사람이 나와 같은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진정한 자신을 바라보고 진정한 진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속세를 버렸다. 진정한 사랑, 진정한 철학, 진정한 제도, 진리는 바로 마음 속에서 발견할 수 있고 책이 아닌 수행을 통한 또한 남의 경험이 아닌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하셨다.
책의 내용 중 자기 자신의 존재를 깨닫기 위해서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하였다. 첫 번째는 자기 존재의 증거를 자기 자신 안에서 찾는 사람들과 두 번째 바깥세계에서 찾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다. 이러한 유형 중 숭산 스님은 자기 자신의 존재를 깨닫기 위한 그 방법을 첫 번째라 하셨으며 그것은 참선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또 그것을 얻기 위해 속세에 얽혀 찾을 수도 있지만 속세에서는 자신이 해야하는 일과 그 때문에 결정하고 선택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므로 정신이 맑아지기 힘들어 깨달음을 얻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라고 하셨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힌 생각들을 끊어내야 한다고 하셨다. 결국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선 속세를 버려야 한다는 말씀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겐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닐 꺼라 생각되어진다. 이 책을 통해 참선수행에 대해 예전보다 더 큰 관심이 생겼으며 불교의 보다 많은 진리를 알기 위해 숭선 스님의 법문내용을 담은 선의 나침반을 한번 읽어 보려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그 동안 나에게 수없이 던지던 질문에 대해 방향과 길은 보이는 듯 하나 그러기 위해서는 현각 스님이 그러했듯이 나 또한 역시 수많은 난관이 있다는 것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이 생겨버린 기분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삶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