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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집 - 작은 집이 있습니다 ㅣ 인생그림책 30
김선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2월
평점 :
”작은 집이 있었어요.“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위로 작고 낡은 이층집이 있어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지 회색빛 건물에 적만만이 감도네요.
작은집에 사람이 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자동차를 고치는 정비 아저씨가 살았고, 그다음에는 동네 아이들이 좋아했던 사진사 아저씨의 집이었어요. 한때는 혼자인 할머니와 길고양이들의 사랑방이기도 했고, 모자를 사랑하는 청년들, 그림을 그리는 아가씨의 집이기도 했지요.
사람들의 꿈과 열정으로 늦은 밤까지 불빛이 반짝이고 동네 사람들 얼굴이 담긴 사진으로 바라던 꿈을 이루기도 해요. 그리움을 가득 담은 안락한 집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이의 공간이 되기도 해요. 작은집은 이제 온기와 웃음이 퍼지고 더욱 행복한 곳이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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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달력>으로 처음 만난 김선진 작가님의 그림책
농부의 딸로 살아온 내 이야기 같아 너무나 좋았다.
이번에는 작가님의 옛 작업실을 거쳐 갔던 사람들을 상상하며
만든 그림책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책을 만나면 가로로 긴 책의 판형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정겨운 글씨체의 제목과 빛바랜 듯한 색감도 예쁘고
무엇보다 책장 뒤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듯한 아가씨의
모습에서 여러가지 궁금증이 피어올랐다.
책장을 위로 넘기니 작고 낡은 집 아래로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판형이 주는 시각적 효과 덕분에 동네가 훤히 보이고
집안 구석구석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김선진 작가님의 그림책은 찬찬히 볼수록 더욱 좋다.
작은 소품 하나하나, 사람들의 움직임,
세밀하고 정성스럽게 그려진 살림살이와 풍경들을
꼼꼼히 보다보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어쩜 이런 상상을 하시는지, 어쩜 이런 감성을 갖고 계신지.
코니카 필름, 안테나 티비, 양은 밥상, 농협 하나로 마트 달력 등을 보면
나만큼 옛날 사람이실거 같은 생각도 든다. ㅎㅎ
’나의 작은 집‘은
집에 사는 모든 이들의 소박한 꿈을 응원하고
힘찬 박수를 건네는 다정한 그림책이다.
꿈을 가진 사람도,
꿈을 이룬 사람도,
나의 집에서 늘 행복하고 편안하길 바란다.
이제껏 집은 그저 편안하고 안전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바라는 소망들, 하고 싶은 먼 훗날의 일들
그 꿈들이 내 집에서 자라고 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내 집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언젠가는 나도...
꿈같은 소망을 이뤄주는 나의 작은 집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