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 1 - 경계를 넘다 수인 1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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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저자가 책 제목을 굳이 '수인'이라 붙인 까닭이 궁금했다. 내심 저자 자신의 감옥에서의 경험을 강조하려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차츰 책의 서사에 빠져들면서 나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평할 수 있다고 생각됐다.


  우리 모두는 분단과 냉전의 수인이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러한 사실을 깨우쳐주는 책이다!


  그렇다. 잘 생각해보면, 동서남으로는 바다에 가로막혀 있고 북으로는 휴전선에 막혀 있는 우리는 모두 수인들이다. 물리적 국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상상력과 관념도 그러하다. 북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자기 검열을 할 수밖에 없고, 오랫동안 누적된 빨갱이(종북) 몰이를 두려워하며 말조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분단된 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결국 수인들인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작가로서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그러한 수인의 처지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저자는 작가로서, 작가적 책무와 시대적 책무를 온전히 수행한 셈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구구절절한 기록이었다.


  아울러 이 책은, 역사학도인 글쓴이의 입장에서 볼 때 1980년대 재외 한인동포들의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의 기록으로도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동안 화석화된 역사서에서 읽던 그 내용들이 이 책에선 저자의 시점과 체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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