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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정변 연구 - 조선의 근대적 개혁구상과 민중의 의식 ㅣ 역비한국학연구총서 27
박은숙 지음 / 역사비평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19세기 조선사회는 격랑의 시대였다. 개항 이후 우리 근대사는 격변적인 사건의 연속이었다.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개혁, 동학농민혁명 등등 쉴새없이 근대사를 장식하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중 개화파에 의해 추진된 갑신정변을 둘러싼 논란도 지속되어 왔다. 갑신정변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갑신정변 연구 가운데 필자는 이 책을 서슴없이 최고작으로 꼽고 싶다.
먼저 이 책은 갑신정변을 총체적으로 조명하고 갑신정변 전후 조선이 처한 정세와 개화파의 위상과 위치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개화파는 왜 갑신정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지 저자는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사료는 윤치호일기이다.
다음으로 이 책은 대중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언뜻 보기엔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 내용을 읽어보면 문체가 깔끔하고 유려해서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도 별 무리가 없다. 또 각 장의 호흡 역시 그다지 긴 편은 아니라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대중용으로 재구성한 책인 셈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점은 물론 갑신정변을 주도한 층은 양반 출신의 개화파들이었지만, 그 하부에서 봉기에 직접 참여하고 주체세력으로 활약한 이들은 상인층이었다는 점이다. 즉 일반 평민들이 여기에 많이 가담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세상, 즉 신분제가 깨진 평등사회를 위해 일반 대원으로서 이 정변에 가담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김옥균과 이들과의 인간적인 동지애도 작용했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갑신정변의 새로운 측면을 부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목되는 연구성과가 아닐 수 없다. 19세기 조선 근대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