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시대 - 다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 김영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감의 시대 :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 공감은 우리가 거의 조절할 수 없는 자동적인 반응이다. 우리는 공감을 억누르거나 정신적으로 차단하거나 행동으로 옮기기에 실패할 수는 있지만, 사이코패스와 같은 극소수의 인간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상황에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거의 질문된 적 없지만 아주 기본적인 물음은 이것이다. 왜 자연 선택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과 장단을 맞추어 다른 사람이 괴로워하면 괴로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이 기뻐하면 기쁨을 느끼도록 인간의 뇌를 디자인했을까? 만약 다른 이를 이용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었다면, 진화는 공감이라는 사업에 발을 들여놓지 말았어야 했다.


🏷 공감을 정확히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완벽히 이기적인 자세라면 다른 이들의 감정을 단순히 무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을 촉발하는 것이 자기 자신의 감정 상태라면 공감을 '이타적'이라고 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기적/이타적으로 나누는 행위가 중요한 것을 가리고 있을 수도 있다. 왜 굳이 다른 이들에게서나 자신을 분리해내려고 하고, 나 자신에서 다른 이들을 분리시키려고 하는가? 이 두 가지를 병합하는 것이 우리의 협동의 본성에 숨어 있는 비밀일 수 도 있지 않겠는가?


🏷 나는 이 현상을 '냉정한 관점 바꾸기'라고 부르길 좋아하는데, 타인이 본 것이나 아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이 원하는 것, 필요한 것, 혹은 느끼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냉정한 관점 바꾸기를 할 수 있는 것은 큰 능력이지만, 공감은 좀 더 타인의 상황과 감정에 맞춰진 아예 다른 종류의 것이다. 오래된 애덤 스미스가 공감을 적절히 표현했다. "고통받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입장을 바꾸는 것."


🏷 공감으로 인해 개인들이 함께 묶이고 서로가 서로의 행복에 관련되기 때문에, 공감은 '그중에서 내 것은?' 식의 직접적 이익의 세계와 약간 더 깊이 생각해야 파악되는 집단적 이익의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놔준다. 공감은 우리로 하여금 후자에 감정적인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후자에 눈을 뜨게 하는 힘이 있다.


<공감의 시대>中


저자는 탐욕의 시대는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음을 주장한다. 그는 공감이 단순히 도덕적 이상이 아니라 진화적으로 깊이 뿌리내린 본능이며, 생존과 번영을 위한 자연선택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프란스 드 발은 공감 행동이 동물들에게서도 관찰된다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공감이 인류에게 얼마나 필수적인 요소인지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이전에 흥미롭게 읽었던 브라이언 헤어의 저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떠올랐다. 두 저자는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이상적인 방향을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있었다. 브라이언 헤어는 '우자생존(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증명하려 했다면, 프란스 드 발은 '공감의 시대'를 증명하려 한다.

'적자생존'을 '약육강식'의 원리로 이해하는 기존의 주장들을 비판하지만, 인간의 이기심과 공격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공감을 단순히 이타적이거나 이기적인 행위로 나뉠 수 없으며, 양쪽의 요소를 병합해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공감의 본질이라면 나 역시 공감이 인류의 이상적인 미래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공감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기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천천히 읽으며 내용을 곱씹다 보면 오히려 흥미와 깨달음을 동시에 얻게 된다.

지적으로나 심적으로 얻어가는 것이 많다. 공감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고 싶거나, 자신의 인간관계에서 다정함을 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