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누구누구야? - 어린이가 알아야 할 촌수와 호칭, 가족과 친척 이야기
윤호 지음, 김미연 그림 / 세종주니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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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형제자매는 32녀다. 그중에서 아버지가 막내인 탓에 사촌들과 나이 차이가 꽤 난다. 큰고모 딸인 가장 큰누나(사촌형제 가운데 최연장자)는 아버지보다 3살 어리다. 나이로 따지면 내게는 고모, 이모, 심지어 엄마뻘 되는데 촌수로는 그냥 누나(고종사촌). 또 그 누나는 22녀를 두었는데, 막내가 나보다 1살 많다. 촌수로는 나에게 5촌 조카인데 나이로는 나보다 누나인 셈이다.

 

지금이야 촌수 관계를 잘 알기에 아무 문제가 안되지만 어릴 때는 나보다 나이 많은 형과 누나가(나이로 따졌을 때) 나에게 삼촌(정확히는 5촌 관계)이라 부르고, 나는 마땅한 호칭이 없이 지냈던 기억이 있다. 어릴 때는 그냥 나이로 따지면 되지, 촌수로 따져서 복잡하게 하느냐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가족(친척)이기 때문에 촌수를 따져 명확한 관계를 맺는 게 우리네 현실이었다.

 

얼마 전 사촌누나의 아들 결혼식이 있었다. 나에게는 5촌 조카인 셈이다. 그날 사촌누나의 친동생(-나에게는 사촌형)과 나, 그리고 나의 친동생() 가족과 식사를 했다. 여동생 딸(나에게는 친조카)이 왜 외삼촌이 2명이냐고 물었다. 나는 여동생의 오빠인 탓에 촌수로 3촌이며 외삼촌이 맞다. 다만 사촌형은 여동생과 4촌 관계이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5촌 당숙이 되는데, 요즘은 그냥 편하게 삼촌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조카는 평소 알고 있는 엄마(여동생)의 오빠는 1명인데, 왜 외삼촌이 2명인지 헷갈려 했다.

 

사실 촌수 관계가 복잡하기는 하다. 그나마 가까이 지내는 4촌 지간에는 어느 정도 알지만, 5촌 이상의 관계로 넘어가면 복잡해질 수박에 없다. 아이들에게는 더 어려운 문제로 다가온다.

 

[우리 가족은 누구누구야?]는 어린이가 알아야 할 촌수와 호칭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을 본다고 해서 어린이들이 촌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설명서 형태가 아니라 이야기로 풀어나가면서 그림이 삽입돼 있어 조금 더 쉽게 받아들 수는 있다.

 

이 책은 초등학교 2학년인 로운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모의 딸과 나이가 같은데 왜 누나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부터 시작해, 아빠, 엄마, 이모, 이모부, 이종사촌누나, 사촌형, 외삼촌 등이 등장하면서 로운이와 어떠한 관계이며 촌수는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 준다. 전체적인 이야기 패턴이 말 그대로 로운이의 생활에서 나오는 내용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읽기에 더 재미를 가져다준다.

    

가족 사랑에 대한 내용도 참 와닿는다. 촌수 관계를 알기 쉽게 보여주는 책이기는 하지만 [우리 가족은 누구누구야?]는 가족의 소중함도 일깨워주고 있다. '가족을 알면 세상이 더 잘 보인답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로운를 통해 가족을 사랑하고 나아가 친구와도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 이유도 알려준다.

 

로운이의 아빠가 미국으로 일하러 가서 불의의 사고로 다치게 되는데, 로운이가 꿈속에서 가족에 대해 더욱 크게 생각하면서 이러한 로운이의 곱고 바른 생각으로 인해 아빠가 회복한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저에게 가족은 친가, 외가의 친척들과 한 동네에 사는 이웃들, 그리고 친구들 모두입니다. 그러니까 가족은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는 거지요." 로운이의 말이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 조카를 위해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참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조카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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