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사람의 아버지 - 21세기 인간의 진화론
칩 월터 지음, 이시은 옮김 / 어마마마 / 2014년 6월

왜 우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사람의 아버지’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진화에 대한 사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책이다. 다소 어렵게 다가오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편견을 버리고 한 장 한 장 읽으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듯 기분 좋은 상상을 펼칠 수 있다.

진화론 하면 찰스 다윈이 먼저 떠오른다. 그는 ‘종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개체 시점으로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이야기했다. 누가 뛰어나서, 누가 훌륭해서 선택을 받고 끊임 없이 진화를 한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아버지’에서는 뇌 능력의 차이로 인해 자연적으로 선택되어 살아남은 자가 바로 호모사피엔스로,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는 인간 진화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왜 ‘호모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에 대한 물음을 제시할 수 있다. 복잡하게 생각할 부분은 없는 것 같다. 호모사피엔스가 가장 ‘똑똑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진화한 것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뇌를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여 설명하는데, 크기가 클 뿐 아니라 왜 지속적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해 준다.

약 700만년 전, 최초의 인간이 나타난 시점부터 지금까지 27가지의 인간 종이 있다는 설명에 놀라움을 느꼈다. 단순히 한 인간 종이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진화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발달한 게 아니라 아주 많은 방향성을 가지고 서로 다르게 진화를 하면서 결국 오늘날처럼 우리 ‘인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 옛날 기어 다니던 인간 종이 직립보행을 하게 되고 뇌가 발달하면서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하고, 어쩌면 이렇게 발달한 게 신기하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진화가 아닌 앞으로의 시간을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 지금의 모습이 된 이야기는 알 수가 있다.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고 무리 생활을 하며, 앞발을 포기하는 대신에 손이라는 걸 얻었고, 또 도구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등등 우리가 어떻게 진화해 왔음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문제는, 지금처럼 진화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진화해 갈 까 하는 부분이다.

유전자 복제, DNA 조작 같은 일이 가능해진 게 현실이다. 또 첨단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밥 대신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약품, 현실처럼 생각이 가능하게끔 만드는 상상의 도구 등 새로운 진화의 사례들도 보여지고 있다. 만약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인간의 진화는 새로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뇌의 발달로 인한 진화가 아닌, 인간의 상상과 생각이 만들어내는 진화도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저 지금까지의 인간의 진화에 대한 설명에서만 그치지 않고 각자 스스로가 앞으로의 진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서 더욱 여운이 오래 가는 듯 하기도 하다.

‘사람의 아버지’는 학술적인 책이 아니라 인간 진화에 대한 몇몇 특정적인 사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쉽고 명쾌하게 그려져 진화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과연 다음에 올 인간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