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최영선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안고사는 자전거 수리공 라울 따뷔랭. 장 자끄 상뻬.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먼저 읽고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를 읽었는데, 두 책다 장 자끄 상뻬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각각의 책에 그려진 그의 그림에서 전반적인 느낌은 비슷하지만 또다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에서는 두 꼬마 친구의 우정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등장인물도 많지 않고, 연필의 느낌이 많이 나는 무채색위주의 그림이었다면,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에서 그의 그림은 따뷔랭이 사는 마을 사람들의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담겨져 있어 등장인물도 많고, 파스텔색감을 이용해 은은하면서 사랑스러운 느낌이 났다.거기에 그의 익살스러움과 유머가 곁들여져 그림안에 또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어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대충 그린듯 하지만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의 그림들..보고 있으면 너무 재밌고 사랑스럽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_ 어린아이까지 모두 읽을 수 있는 쉽고 간결한 그의 필체도 좋다.


어린시절 친구들이 자전거에 올라 재주부리는 것을 보면서 자기도 타보고싶어 노력해보지만 자신은 균형을 잡지 못해 자전거 타기에 실패를 한다. 왜그럴까..하고 원인을 파악하고자 자전거의 구조와 부품등을 연구하기 시작한 그는 어느새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전거를 타지 못했고, 그 비밀이 밝혀질까봐 붕대를 감고 다니기도 하고 세발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마을사람들은 재밌어했고, 덕분에 인기가 좋았다. 그래도 그는 자전거를 탈 수 있을때까지 계속 연습했다. 자전거 연습하는 장면중에 담장아래로 굴러떨어진 그림이 있었는데 너무 재밌게 표현되어 있다 ㅎㅎ 왠지 상상이 되면서..놀라 달아나는 강아지에, 주인아주머니의 표정도 웃기고~^^


포르똥 영감 가게를 맡아 자전거 수리를 하며 보내던중 그의 딸인 조시안은 그의 유머러스한 모습에 그를 좋아하고 있었다. 따뷔랭 역시 그녀를 좋아하게 됐다. 여기서도 나의 상상력이 더해져 재밌는 장면이 탄생한다. 조시안이 자전거에 이상이 있다며 수리좀 해달라고 찾아오는 장면에서 나무뒤에 숨어있는 지팡이를 든 할아버지가 째려보는 모습이 있다. 그가 포르똥 영감이 아닐까 한다. ㅎㅎ 자신의 딸을 감시하는 아빠의 모습이랄까..아무튼 그녀에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려고 진지하게 말을 꺼냈는데, 그녀는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를 떠난다. 그 후 그는 아무에게도 비밀을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는 간호사와 결혼해 두 아이까지 낳고 자전거 상점을 운영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친구인 사진사 피구뉴가 자신이 자전거를 탄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녀의 부인또한 한편이 되어서..갖은 핑계를 대지만 더이상 물러날 수 없을을 느낀 따뷔랭은 피구뉴가 골라놓은 어느 언덕위에 올라 자전거에 몸을 싣고 내려간다. 결국 그는 입원을 하게되고 그가 찍은 사진이 신문에 올라 유명인사가 된다. 피구뉴 역시 그 사진이 유명세를 타면서 사진집을 내자는 제안도 들어오고 바빠지게 된다. 하지만 둘에겐 비밀이 하나씩 있었으니..몇 달 후 피구뉴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따뷔랭을 찾아온다. 그들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 비밀이 무엇인지 이미 다 알고 있었기에 서로 웃으며 훈훈하게 마무리 된다.

내말을 좀 먼저 들어봐요! 당신이 알아야 할 일이 있어요. 나는 한 번도 ......단 한번도...이 얘기를 진작 했어야 하는건데.....이건 비밀이오...날 좀 이해해줘요......내가 할 줄 모르는 것이 하나 있는데.....따뷔랭은 별안간 기분이 맑게 개어. 웃고싶어졌다. (중략) 피구뉴도 함께 웃었다. 그게 무슨말인지 알아차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p.92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비밀..그것을 들추어내 말하기란 쉽지 않다. 그의 웃지못할 인생이야기가 담겨진 자전거 못타는 아이.
책을 덮고 나면 웃음짓게 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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