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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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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명의 시선으로 만나는 은행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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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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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결말부터 알려드리자면...
이 책은 재밌다! 초스피드로 페이지가 넘어간다.

'샤일록의 아이들'이라니. 셰익스피어에서 가장 비정하고 악독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 그의 후예들에 대한 소설이라면 읽어볼 수 밖에 없었다.

이 책 '샤일록의 아이들'은 도쿄제일은행의 한 지점에서 일하는 인물 열명에 대한 연작소설이다. 각 챕터마다 그 인물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직장 안에서 저마다의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얼핏 보면 휴먼다큐드라마로 읽히지만 세번째 챕터에서 벌어지는 100만엔 도난사건을 시작으로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은행에서 현금이 도난되는 사건이라면 그 안에서는 심각할 테지만 독자들에게는 싱거울 수 있겠으나 이 사건을 파헤치던 은행원 니시키가 실종되면서 사건을 급물살을 타게 된다. 그리고 5억엔, 10억엔... 점점 규모가 커지는 미스터리에 어리둥절하면서 독자 멱살잡고 끌고 간다. 그러다 마지막 챕터에서 보여주는 반전은 예상범위 밖이여서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미스터리 작품이더라.

일본 TV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는 워낙 유명해서 들어보기만 했는데 '샤일록의 아이들' 저자 이케이도 준의 대표작이라고 하니 책도 드라마도 찾아봐야겠다. 나만 몰라던 유명작가 이케이도 준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된다.

p. 188
도대체 은행원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은행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희망과는 다른 전근 발령을 받고 퇴직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희망하는 부서에 배치되지 못한 채 정년까지 일하는 행원도 적지 않다. 그 둘 중에 어는 쪽이 더 대단할까. 그리고 무엇이 더 가치 있는 일일까. 아니, 모든 인생에는 동일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 존엄성을 짓밟는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발령'일 것이다. 적어도 이 남자에게는 그랬다.

p. 203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결과는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평가만을 생각하고 일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야구만이 아니라 일에도 적용되는 철칙이었다.

p. 336
은행이란 곳은 출세를 못 하면 끝장이다. 이 조직은 밑에서 올려다보는 풍경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전혀 다르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위에 선 인간뿐이다. 다키노는 그 계단을 누구보다 빨리 오르고 있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도서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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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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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타오르다 #우사미린 #최애타오르다가제본서평단 #미디어창비 #서평단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일까?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는 일본 여고생 아카리가 혼성아이돌그룹의 멤버인 우에노 아사키를 '덕질'하는 것을 메인테마로 하고 있다.  

아이돌 문화는 대한민국에서도 역시 친숙한 문화이며 누구나 최애를 하나씩은 마음에 품고 사는게 아니냐는 트윗에 공감하는 많은 아이돌 덕후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고 싶은 일반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우사미 린은 이 소설에서 평범한 생활도, 기초적인 공부도 쉽지 않지만 최애에 대해서는 집중하는 아이돌 팬인 아카리의 생각들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나 역시 엔터산업에 발 담군 적이 있었던 터라 아카리의 머릿속 흐름과 행보들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팬을 구타하는 사건으로 최애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팬의 모습, 그럼에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팬의 마음. 현실적인 사건과 그에 대한 팬의 태도와 생각들을 지켜보며 옳고그름과 응원 중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다들 어렵지 않게 해내는 평범한 생활도 내게는 쉽지 않아서, 그 여파 때문에 구깃구깃 구겨져 괴롭다. 그래도 최애를 응원하는 것이 내 생활의 중심이자 절대적인 것이라는 점만은 세상 그 무엇보다 명확했다. 중심이 아니라 척추랄까.

최애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나를 불러 일깨운다. 포기하고 놓아버린 무언가, 평소에는 생활을 위해 내버려둔 무언가, 눌려 찌부러진 무언가를 최애가 끄집어낸다. 그래서 최애를 해석하고 최애를 알려고 했다. 그 존재를 생생하게 느낌으로써 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느끼려고 했다. 최애의 약동하는 영혼이 사랑스러웠다. 필사적으로 쫓으려고 춤추는 내 영혼이 사랑스러웠다. 외쳐, 외쳐, 최애가 온몸으로 말을 건다. 나는 외친다. 소용돌이치던 무언가가 갑자기 풀려나 주변 모든 것을 쓰러뜨리는 것처럼, 성가신 내 목숨의 무게를 통째로 짓뭉개려는 것처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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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이 더 늦기 전에
새벽보배 글.사진 / 행복우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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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행 전날, 엄마는 파마를 하고 왔다.’ 로 시작하는 이 여행에세이는 캄보디아, 몽골, 보라카이, 독일, 스위스, 브루나이 등등 여러 여행지에서 벌이는 유쾌한 가족의 여행기를 담고 있었다. 이 여행기를 읽는 내내 잊었던 내 감정의 일부분을 들춰내는 듯 했다. 가족에 대해 느끼는 내 오랜 미안함, 고마움, 서러움, 사랑…

여행의 즐거움을 알기 시작하고 혼자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동안 이 책의 저자 ‘새벽보배’님처럼 나 역시 ‘시간이 지날 수록 완벽하게 꽉 찬 기쁨을 비집고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생겨났고 가족들을 두고 의리 없이 혼자만 호의호식하는 배신자가 된 기분이었다.” (p.14)

그렇게 나는 엄마와 함께 1박2일의 부산여행과 4박 5일의 베트남 호찌민 여행을 다녀왔다. 그 곳에서 일어났던 엄마와 즐거운 시간들, 시행착오와 말싸움, 눈물, 웃음, 행복… 그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이 책에서는 아주 생생한 에피소드들로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표정은 수없이 변했으리라.
스카이다이빙을 체험하는 부모님의 아이 같은 즐거운 모습을 읽으며 나도 꼭 엄마에게 이런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p. 163 - “You are still young!”)

독일에서 일어난 절도사건에 걱정하고 (p.119 - 하지만 독일 한복판에서 나는 어른이 되어야 했다. 내 기준에 어른이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스스로 감당하고 해결해 나가는 사람이다. 눈물을 찔찔 댄다고 해결되는 일 같은 건 없었다.)

어머니의 사랑스런 러브레터 엽서에 감동받기도 하고 (p. 143에 수록된 사진을 꼭 찾아보시라)

또 사랑꾼 아버지의 산책길 꽃다발에 영원한 사랑을 꿈꾸게 하기도 했다. (p. 291 잠옷 차림에 세수도 못한 채 아빠의 꽃다발을 받아 든 엄마는 꽃송이들 사이에서 이른 아침 산행 이야기를 모두 읽어낸 것 같았다.)

가족여행 선배님들이신 이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면 어떨까 혼자 상상해 본다.
이 유쾌한 가족들의 모습만 지켜봐도 같이 행복해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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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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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버틀러<킨>(원제: KINDRED)

강렬한 첫문장 :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여행에서 팔 하나를 잃었다.

1817년으로 소환되어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 젠더문제를 겪게 되는 20세기의 흑인여성(*흑인여성이란 표현은 책에서 나옴) 다나와, 다나만큼 안타까운 다나의 남편 케빈의 이야기.
19세기의 전형적인 인물 농장주 톰 와일린과 아들 루퍼스🔥
그리고 루크, 나이절, 세라 아줌마, 캐리, 앨리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 캐스린 스토킷의 <헬프>에서는 헐리웃 영화처럼 유쾌한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킨>의 엔딩은 씁쓸한 현실같아서 내게 앞으로 오래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남겼다.

인권문제, 젠더문제는 내가 겪고 있는 현실에서도 많이 생각하고 소극적으로나마 싸우고 있다고 하지만 인종차별은 책이나 영화로만 접했기 때문에 깊게 와닿은 적이 없었다. <킨>에서 아픔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하게 묘사된 고통들, 자유에 대한 갈망과 현실과의 타협 사이에서 고민할 수 밖에없는 상황들이 나를 새로운 조제의식 속에 데려다 놓았다. 계속 해서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 그런데 다나는 왜 시간을 거슬러 가야 했을까?
* <킨>이란 제목은 아무 것도 추리할 수 없게 했다. 제목은 약간 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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