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기르는 텃밭 채소 - 베란다 텃밭·화분 재배·주말농장까지
석동연 지음 / 빌리버튼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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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직접 키운 채소를 자주 나눠주는 지인들이 있는데 그들을 볼 때면 늘 고마우면서도 부러웠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볕 잘 드는 베란다와 텃밭 공간을 갖추고도 농사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 선뜻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노력은 해보고 싶어 유튜브 영상도 뒤져봤지만, 왕초보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엔 영상만으로는 어딘가 역부족이었다.

어디 좀 쉽고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기본서가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만난 이 책은 구성부터가 참 독특하다. 저자가 직접 그린 정밀한 일러스트와 생생한 사진 위주로 채워져 있어, '농사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심리적 문턱을 한결 가볍게 넘게 해준다. 특히 베란다 채소 가꾸기는 물론 본격적인 주말농장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실전 지침서로 손색없을 만큼 정보가 알차고 명쾌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공부라는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차 한 잔 마시며 감자, 당근, 아욱, 콩 등 관심 있는 페이지를 만화책 보듯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데, 그 가벼움 속에 담긴 정보는 빽빽한 줄글 책들에 뒤지지 않는다. 밭을 일구는 기초부터 비료 배합까지, 초보자가 가장 궁금해할 지점들을 정밀한 일러스트로 묘사해 두어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아보기가 매우 편리하다.

특히 진딧물 같은 병충해 관리법은 무척 의외였다. 전문 농약 없이도 냉장고 속 물엿이나 요구르트 희석액만으로 퇴치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반가웠다. 또한 거름을 모자란 듯 주어야 작물이 스스로 뿌리를 깊게 뻗어 제맛을 낸다는 원리는, 왜 지인들이 준 오이가 모양은 투박해도 그토록 고소했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오이가 구부러지고 굵기가 일정치 않은 이유가 단순히 유기농이라서가 아니라 수분 부족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우리 집 '오이 킬러'를 위한 재배도 이제는 가시권에 들어온 느낌이다.

단순히 상추 정도나 가능할 줄 알았던, 유난히 햇볕이 잘드는 우리 집 베란다 환경의 재발견도 수확이다. 화분 깊이만 적절히 확보하면(35cm 이상) 오이나 토마토 같은 덩굴 채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니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유통 과정에서 억지로 익힌 것이 아니라, 줄기에서 빨갛게 완숙되어 라이코펜이 꽉 찬 '진짜 토마토'를 내 손으로 길러 먹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 책은 서가에 꽂아두는 장식용이 아니라, 흙 묻은 손으로 수시로 들춰봐야 할 ‘실전 지도’와 같다. 농사에 대해 문외한이라 파종과 수확 시기를 전혀 몰랐지만,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책의 텃밭 일지를 따라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로망은 현실이 되고 식탁 위에는 싱그러운 수확물이 가득할 것이다. 버킷리스트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친절한 구성 덕분에, 왕초보인 내게는 직접 수확물을 맛보는 즐거움까지 떠올리게 하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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