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그녀의 꽃들
루피 카우르 지음, 신현림 옮김 / 박하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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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펼쳐본건 간만이었다. 작년 말, 친구가 선물해준 검은색 표지의 시집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무료한 방학의 끝에서 개강의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고자 구석에 쳐박아둔 검은표지의 시집을 우연히 집어들었던것은 최근에야 생각해보건데, 결코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루피카우르의 책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전작인 검은표지의 시집, 밀크 앤 허니에 대비되는 하얀색표지의 '해와 그녀의 꽃들'은 이미 그녀의 문체를 눈에 익혔던 내게 기분좋은 설렘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그녀의 책이 좋은건 시와 곁들여진 그림도 한몫 하지만 그보다 좋은건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시라도 눈에 읽히되, 마음에 스미지 않으면 그 뜻을 알 수 없다. 그런점에서 간결하고 센스있는 비유법으로 풀어나가는 그녀의 문체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인간의 마음보다
더 강한 것이 있을까
계속해서 부서지는데도
여전히 살아 있으니 말이다.

-해와 그녀의 꽃들 中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이 시집을 단순히 페미니스트가 쓴 책으로 치부해서는 안되는 이유의 근거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에만 치중한 시집이 아니라 그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 즉 사랑, 일상, 생각, 또 그녀가 가진 신념 등을 풀어낸 책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시집이다. 굳이 깊게 공감하며, 생각하며 읽지 않아도 되는 아주 편안한 시집을 읽고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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